“주가는 이익과 멀티플의 함수입니다. 금리가 높아질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치주의 인기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6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 동조화 현상이 발생했다. 국내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가 높아지자, 일각에서는 최근 본격화된 코스피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사실. 이에 대해, 신광선 베어링자산운용 주식운용부문장을 서울 을지로 1가 본사 사무실에서 만나 금리 인상기 투자전략을 물었다.
신 부문장은 베어링 가치형 펀드와 밸류스타일 펀드를 담당하고 있다. 가치투자는 수익이나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 방법이다. 이때 필요한 핵심 지표가 바로 멀티플이다. 국내외서 가장 많이 쓰이는 멀티플은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전자는 시가총액을 이익으로, 후자는 자본총계로 나눠 구한 값이다.
이날 신 부문장은 기본적인 수학 논리를 강조했다. 그는 “금리가 낮아졌던 2013~2015년 때를 생각해 보면 시장이 멀티플에 상당히 관대했다”면서 “이익이 고정됐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멀티플에 따라 주가(시가총액)도 바뀐다”고 말했다. 실제 저금리 기조에서는 기본 멀티플 14배를 줄 종목에 20배도 줬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상승세를 타는 순간, 시장은 낮은 PER·PBR 기업들로 눈을 돌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신 부문장은 “과거 사례로 봤을 때 (상승기) 기업들에 멀티플을 많이 주지 않았다”며 “그동안 삼성전자 같은 성장주에 눌려 있던 가치주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투자 유망 업종으로 전통적인 가치주(운송·해운·철강·화학 등)를 포함해 생명보험과 항공주, 레저주를 꼽았다. 특히 항공주는 LCC(저가항공기)와 FSC(풀서비스캐리어) 모두 견조한 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다. 신 부문장은 “사실 레저주는 가치주와 어울리지 않는 업종이나 신세대 여성이나 베이비부머 은퇴 세대를 고려할 때 투자 매력이 높다”면서 “현재 레저주나 여행주 등의 PER가 보통 30배인데 이보다 낮은 20배 종목들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