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韓기업, 특정 분야 몰리는 경향..약 없는 질병 7천개”

입력 2017-06-29 10:18 수정 2017-06-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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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고틀러 화이자 희귀질환 대표ㆍ악셀 바우어 맥킨지 아시아 제약총괄 대표 등 조언.."차별화된 영역 도전, 한국기업 전망↑"

▲왼쪽부터 악셀 바우어 맥킨지 아시아지역 총괄대표 , 마이클고틀러 화이자제약 희귀질환 대표, 마이클웨이너 IBM 의료정보 총괄
▲왼쪽부터 악셀 바우어 맥킨지 아시아지역 총괄대표 , 마이클고틀러 화이자제약 희귀질환 대표, 마이클웨이너 IBM 의료정보 총괄
‘4차산업 혁명시대’를 맞아 한국 제약바이오기업 글로벌 무대를 겨냥한 차별화된 전략을 짜야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유행을 따라가듯 유사 분야에 집중하는 관행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뼈있는 지적도 제기됐다.

28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호텔에서 열린 ‘2017년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클 고틀러 화이자제약 글로벌 희귀질환 사업부 총괄대표는 “한국 기업들은 핫한 분야가 있으면 많은 회사가 집중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고틀러 대표는 “꼬마 아이들이 축구하는 것을 보면 모두들 공만 쫓아다니는 현상과 같이 한국 기업들도 패션과 신발처럼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고유의 연구개발(R&D) 전략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업체들의 성공사례를 따라가는 분위기를 비판한 것이다.

실제로 제네릭 시장을 중심으로 많게는 100개 이상의 업체들이 동일한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10mg'의 제네릭은 무려 111개 진출했다.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10mg'의 제네릭도 111개 발매됐다. 위염치료제 ’스티렌정‘과 항궤양제 ’넥시움40mg‘은 각각 90개, 81개의 제네릭이 등장한 상태다.

최근에는 필러와 보툴리눔독소제제 시장에도 무더기로 진출했다. 봇물을 이루고 있다. 보툴리눔독소제제의 경우 해외에는 4개 제품이 개발됐는데, 국내에서는 메디톡스, 휴젤 등이 성공사례를 내자 5~6개 업체들이 준비 채비를 갖추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마찬가지다. 한때 ‘관절 및 연골 건강에 도움’이라는 기능성을 인정받은 ‘글루코사민’ 제품이 봇물을 이뤘고 최근에는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 수십개 업체가 동시다발로 진출했다.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항암제를 중심으로 중복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틀러 대표는 “아직 전 세계 제약사들이 치료제를 개발하지 못한 질병이 7000여개에 달한다. 제약사가 도전해야 하는 미충족수요 영역이 아직 많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차별화된 영역에 두드릴 것을 조언했다.

한국기업들의 기술 잠재력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밝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제시됐다.

고틀러 대표는 “혁신기업은 항상 시장의 변화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신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한국기업의 기술적 발전은 놀랍다. 잠재력을 고려하면 향후 성공사례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악셀 바우어 맥킨지 아시아 제약·바이오 총괄대표는 “한국기업은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민첩성을 갖추고 있다. 다만 한국시장만을 공략한다면 당장 멈추고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한국시장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우어 대표는 기조강연을 통해 핵심 R&D 영역 발굴, 한국형 R&D 생태계 구축,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현금흐름 최적화 전략 등을 한국기업을 위한 필수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바우어 대표는 “삼성이 휴대전화 사업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면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삼성과 같은 성공사례를 배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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