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정부에 따르면 현행 정부직제상 17개 부처 중 산업자원통상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을 제외한 15개 부처 장관이 발표된 가운데 차관급인 외청인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행정부 외청 중 가장 시선이 쏠리는 곳은 관세청이다. 관세청은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뒤 가장 많이 연결고리로 거론된 외청이다. 최근에는 천홍욱 관세청장이 최 씨에게 충성 맹세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분위기까지 뒤숭숭한 상태다.
실제 박영수 특검과 검찰 조사에서 최 씨가 천 청장을 포함해 차장(1급)과 국장급(2급) 인사까지 개입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관세청 인사가 예상을 깬 파격인사를 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2016년 5월 11년 만에 내부 승진이라는 타이틀을 거머 쥔 천 청장은 관세청 내에서도 의외라는 평가가 나왔다. 관세청 차장에서 용퇴했다가 1년 만에 복귀한 사례도 드물고, 한 번도 거론이 안 됐다는 점에서다. 당시 관세청장 자리는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인 정만기 전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이나 문창용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유력했다.
지난해 1월 기존 인천본부세관과 인천공항본부세관을 통합해 관세청 최초 1급 기관장 자리로 격상된 초대 인천본부세관장 인사에서도 파격 인사가 이뤄졌다. 7급 공채 출신으로 국장급 경력이 3년여밖에 안 된 김대섭 전 대구세관장을 앉힌 것이다. 최 씨의 관세청 인사 개입 소식이 전해진 뒤 김 세관장은 올해 1월 사표를 내고 퇴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세청장 후임자를 비롯해 고위급 자리를 메울 인물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관세청 내에서는 노석환 인천본부세관장을 유일한 후보로 보는 모습이다. 하지만 노 세관장은 올해 3월 서울본부세관장에서 1급 자리로 영전했다. 또한 노 세관장은 행정고시 36기로, 일반 정부부처 1급보다 5~6기가 빠른 편이다.
결국 외부에서 인선할 경우 기재부 1급에서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는 최영록 세제실장이다. 관세청장은 현직인 천 청장을 제외하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이후 허용석·윤영선·주영섭·백운찬·김낙회 청장까지 기재부 세제실장들이 맡아왔다.
정부 관계자는 “관세청이 최순실 게이트와 직간접적으로 연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외부수혈을 통한 인적쇄신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