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순방, 격의 없는 소통보인 文 대통령 …참전용사에게 90도 인사

입력 2017-06-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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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봉학 박사 자녀 찾아 “도리를 다하는 데도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그당시 참전했던 해병의 흥남철수 사진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그당시 참전했던 해병의 흥남철수 사진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28일(현지시각) 오후 워싱턴D.C.에 도착해서도 격의 없는 소통의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첫 공식일정으로 찾은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국립 해병대 박물관에 건립된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6·25 당시 흥남철수 작전을 결정했던 에드워드 알몬드 장군의 손자인 퍼거슨 대령에게 “할아버님 덕분에 흥남철수를 할 수 있었고, 제가 그래서 여기 설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알몬드 장군의 부참모장인 에드워드 포니 대령의 손자인 네드 포니에게는 “흥남철수가 가능하도록 큰 도움을 줘서 감사하다”며 “그때 9만1000명이 구출됐고, 그 피난민에 우리 부모님이 계셨다”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이같이 흥남철수를 도와준 가족들을 일일이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하며 고개를 숙여 격의 없는 소통의 모습을 보였다.

또 흥남 철수 피난민 구출을 미국 측에 요청했던 현봉학 박사의 자녀인 현 보울린 여사에게 문 대통령은 “도리를 다하는 데도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늦게나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특히 6·25 당시 장진호 전투에 이병으로 참전했던 스티븐 옴스테드 중장에게는 문 대통령이 고개를 거의 90도 가까이 숙이면서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에 옴스테드 중장은 “기념배지를 대통령께 드려도 되느냐”고 물어보면서 그 당시에 처절했던 전투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사흘 동안 눈보라가 왔고,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새벽 1시쯤에 눈이 그치고 별이 보이기 시작해서 그 별을 보고 길을 찾을 수가 있었다”고 얘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 별을 보고 희망을 찾아서 10배가 넘는 중공군을 뚫고 나와서 결국 흥남철수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셨다”고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흥남철수 작전 당시 메르디스 빅토리호의 일등항해사로 복무했던 미 해군 예비역 소장인 제임스 로버트 루니 제독은 문 대통령에게 서신을 전하며 “한미동맹은 피로 맺어진 관계다”고 말하며 반갑게 맞이했다. 또 그는 당시 직접 찍은 빅토리아호 사진을 대통령에게 선물로 드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사진과 여러 가지 배지 등 선물을 받고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선물”이라며 “이제는 50분도 채 안 남았다는데 오래오래 사셔서 통일된 한국을 꼭 보셨으면 좋겠다” 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행사가 원래 40분으로 예정돼 있었는데 1시간10분 동안 진행될 정도로 대통령이 굉장히 행사에 대해서 진심으로 의미를 담고 계셨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아까 비행기 안에서도 대통령이 직접 (기념사) 원고에 굉장히 공을 들이시면서 줄을 치고 긋고 다시 수정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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