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올해 상반기 아시아ㆍ태평양을 제치고 세계 2위 인수ㆍ합병(M&A) 지역으로 부상했다.
상반기 유럽 기업의 M&A 규모는 4405억 달러(약 502조4343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3% 급증하며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금융정보업체 톰슨로이터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유럽이 2위에 오른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기업 경영진들이 유럽의 경제와 실적 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M&A 증가로 이어졌다고 FT는 설명했다.
올해 유럽 기업이 실시한 주요 M&A로는 이탈리아 고속도로 운영업체 아틀란티아가 스페인 경쟁사 아베르티스를 163억 유로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것,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122억5000만 유로에 범유럽 물류기업 로지코어를 블랙스톤으로부터 사들인 것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5590억 달러로 1위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17% 줄어들어 지난 2013년 상반기 이후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집계에는 최근 아마존이 발표한 137억 달러 규모의 홀푸즈마켓 인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을 제외한 아ㆍ태 지역은 1% 감소한 3750억 달러에 그쳤다. 이 지역에서 중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이 정부의 자본유출을 막기 위한 규제와 단속에 활동이 다소 위축된 것이 주원인이다. 상반기 중국 기업이 합의한 해외 M&A 규모는 약 630억 달러로, 전년보다 48% 급감했다.
올해 비록 초대형 M&A는 부족했지만 글로벌 M&A 규모는 1조5500억 달러로 전년보다 2% 증가했다. 이 중 50억 달러 이상의 M&A는 건수로는 전년 대비 20% 줄었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