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대사관은 30일(현지시간) 오전 11시 워싱턴DC 소재 대사관에서 한·미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왕실의 정통성과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인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의 환수식을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문정왕후어보는 명종 2년(1547년) 중종의 계비인 문정왕후에게 ‘성렬대왕대비(聖烈大王大妃)’라는 존호(尊號·덕을 기리는 칭호)를 올린 것을 기념해 제작됐다. 가로·세로 각 10.1㎝, 높이 7.2㎝ 크기로 금으로 제작됐으며, 거북 모양 손잡이가 달렸다. 현종어보는 효종 2년(1651년) 임금의 맏아들인 현종이 왕세자로 책봉됐을 때 제작돼 ‘왕세자지인(王世子之印)’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재질은 옥이며, 문정왕후어보보다 약간 더 크다.
문정왕후어보는 한국전쟁 당시 불법으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며, 개인 소장자의 판매로 LA카운티박물관이 소장해 왔다. 문화재청은 2013년 이 어보가 도난품으로 판단하고 미 국토안보수사국(HSI)에 수사를 요청했다. 진품 확인 및 법적 소송 절차 등을 거쳐 반환이 최종 결정됐다. 방미 수행단 관계자에 따르면 두 어보는 오는 1일 귀국하는 문 대통령의 전용기 편으로 국내에 들어간다.
반환 형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에게 문정왕후 어보와 현종어보를 직접 전달할 경우 빅 이벤트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방미 수행단에 포함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어보 반환 과정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