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공제회 등 국내 주요 기관들이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에 2000억 원을 투자한다. 이들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 PE의 블라인드 펀드인 IMM로즈골드3호를 통해 현대삼호중공업에 공동 투자하게 된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행정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복수의 기관들 중 일부는 지난주 현대삼호중공업에 투자하기로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의결했다. 몇몇 기관은 이번주 의결 과정을 최종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들은 각 기관별로 400억~700억 원 가량을 IMM PE에 출자한다. IMM PE는 기존 펀드 자금을 통해 2000억 원을 더한다. 현대삼호중공업이 투자받는 금액은 모두 4000억 원이다.
이번 IMM PE와 기관들의 투자는 현대삼호중공업이 새로 발행하는 전환우선주(CPS) 714만 주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신주의 주당 발행금액은 5만6000원이다. 이들은 우선주 인수 1년 후부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주당 발행가액의 연 2%를 현금으로 배당받는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유상증자로 IMM PE는 이 회사의 지분 15.2%를 확보한다. 이에 따라 IMM PE는 비상무이사 1인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현대중공업의 이 회사 지분율은 기존 94.9%에서 유상증자 완료 이후에는 80.5%로 감소한다.
국내 기관들이 현대삼호중공업의 Pre-IPO에 대거 참여한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투자에는 현대삼호중공업이 향후 5년 내 IPO를 실시하지 못할 시 투자자들이 현대중공업 또는 이 회사가 지정하는 3자에게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안정장치가 있다. 그러나 배당금이 연 2%로 높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중공업 회사의 성공적 IPO 전망에 투자자들이 더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IMM PE에서는 이번 업무의 실무를 박찬우 상무와 윤주환 이사가 맡았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기관 관계자는 “중공업 업황이 저점인 것으로 본다”며 “1~2년 내에 현대삼호중공업이 IPO를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현대삼호중공업의 IPO를 통한 내부수익률(IRR)을 10% 이상으로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번 현금 유입으로 부채비율이 올해 1분기 말 개별기준 79.6%에서 6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