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쏘카 등 4개 카셰어링업체 불공정 약관 시정

입력 2017-07-0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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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대여 업체 관계자가 내비게이션·블랙박스 등 실내 장착물을 사전 점검하고 있다.(사진=이투데이)
▲차량대여 업체 관계자가 내비게이션·블랙박스 등 실내 장착물을 사전 점검하고 있다.(사진=이투데이)
#. 자동차 공유서비스를 이용한 A씨는 카셰어링 업체를 통해 차량을 대여했다가 낭패를 봤다. 차량 운행 중 접촉사고가 발생했으나 B씨 명의로 예약을 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차량 대여 후 예약자 없이 단독으로 운행한 것을 문제 삼은 것. 회사 측은 예약자와 동승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적용이 어렵다는 답변만 늘어놨다. 이에 A씨는 “대여 당시 추가로 지정한 운전자도 계약자와 동일하게 보험적용을 받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고 동승운전자의 단독 운행 시 보험적용 불가라는 것이 사전에 고지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이를 인지하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 카셰어링업체를 통해 차량을 대여한 C씨도 황당한 경험을 했다. 타이어 바람이 빠진 차량을 운행하다 타이어 교체비용을 떠안았기 때문이다. C씨가 타이어 압력 이상 유무를 인지한 시점은 차량 대여 후 50km 주행 지점부터다. C씨는 회사 측에 타이어 교체를 요구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차량 운행 시작 전 고객이 확인하지 않아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만 늘어놨다. 화가 난 C씨는 수리업체 견적 내역을 디밀어야했다. 안쪽 부위에 긴 못이 박혀 타이어 내부로 돌출된 탓에 외부확인이 곤란하다는 게 수리업체 견해였다.

앞으로 카셰어링 이용자에게 과도한 손해배상을 떠넘기는 등 불공정 횡포가 사그라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쏘카·그린카·에버온(이지고)·피플카 등 4개 카셰어링 사업자이 운영한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약관 심사 과정에서 해당 조항을 모두 자진시정한 상태다.

우선 이들은 계약해지로 인한 환불을 일체 반환하지 않았다. 현행 중도에 계약 해지에 따라 임대인은 남은 임차기간 만큼 잔여 대여요금을 돌려줘야 한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위약금을 공제한 잔여금액을 환불하도록 했다. 또 임차예정시간 10분 전부터 예약 취소가 불가능한 조항도 취소할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페널티 부과 조항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고객에게 떠넘기는 페널티 금액이 지나치게 과도한다는 게 공정위 조사결과다.

이들이 운영해온 조항을 보면, 다음 사용자의 예약 없는 경우 ‘3만원+반납시간 추가 대여료’, 다음 사용자 예약 건 대기 ‘반납시간 30분 전 신고 3만원+추가 대여료’, 차량 흡연 30만원, 쓰레기 투기 및 자동차 내부상태 불량 5만원, 차량 파손·도난 발견 ‘즉시’ 연락하지 않은 경우 10만원 등이다.

이에 공정위는 페널티 산정근거에 대해 사업자의 손해의 정도 등을 고려(발생실비 등에 근거), 합리적인 수준으로 부과토록 조치했다.

보험 적용이 불가능한 사고발생 때 2배의 휴차손해를 부담하도록 한 조항과 관련해서는 휴차기간을 사업자의 영업이 중단된 기간(수리기간 또는 차량의 재구매 및 등록에 소요되는 기간) 으로 명확히 했다.

휴차손해 산정 때에도 실제 수리기간에 해당하는 요금을 적용하고 보험의 적용 가능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한 산정을 조치했다.

고객의 선택권을 제한한 차량손해면책제도 자동 가입과 관련해서는 선택여부를 두도록 했다. 쏘카·그린카의 경우 면책한도 30만원 설정 때 1시간당 700원∼1900원, 70만원 설정 때에는 1시간당 500원∼1700원을 받고 있다.

벌금·페널티 금액 자동 결제 조항과 관련해서도 고객에게 고지, 협의 후 결제하도록 했다.

특히 사고발생으로 고객이 회사에 바로 통보하지 않거나 서류 제출 등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보험처리를 불가능하도록 한 조항도 손봤다. 계약자 없이 동승운전자 단독으로 운행하는 경우 보험처리를 제한한 조항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수리에 따른 지정업체 이용은 고객과 협의해 확정 업체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반납지연에 따른 시간 연장 등 과도한 지연손해금 청구는 사업자가 자의적으로 시간을 연장 처리할 수 없다.

내비게이션·블랙박스 등 고객편의 장치 대여기간 중 발생한 손해는 고객의 고의나 과실 등 책임이 있는 경우에만 배상할 수 있다.

카셰어링 이용자에게 과도한 점검의무를 부과하는 처사에 대해서는 고객의 고의나 과실 여부 등을 고려해 파손여부에 대한 청구를 결정해야한다.

이 밖에 서비스와 관련해 회원 등에게 1차적 책임이 있는 경우에는 사업자 책임도 부담해야한다.

인민호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최근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번 약관 점검을 통해 불공정 조항을 대폭 시정하는 등 카셰어링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권익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공유 서비스 분야의 새로운 거래 약관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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