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점을 찍었지만, 개별 상장사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두 자릿수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자랑하는 상장사가 300여 곳에 이른 반면, 270개 상장사의 주가는 뒷걸음질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STX엔진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6630원이던 STX엔진의 주가는 6월 30일 1만9000원에 마감, 반년 만에 186.58%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8.0%)을 10배 이상 추월한 기록이다.
STX엔진의 주가 상승에는 인수·합병(M&A) 호재가 작용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5월 초 STX엔진 보유 지분을 매각하기로 하고 새 주인을 찾고 있다.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방위산업의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주가를 밀어올렸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방산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모화학(172.84%)은 주력 제품인 이산화티타늄 상승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 속에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주가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식에 6월 들어 급등했다. 이밖에 △티웨이홀딩스(161.96%) △아남전자(145.41%) △일진머티리얼즈(129.03%) △대한해운(113.37%) △미원홀딩스(107.6%) △삼성전기(100.79%) △동양네트웍스(100.0%) △삼성바이오로직스(93.38%) 등의 주가가 상반기 급등했다.
반면, 실적과 무관하게 특정 정치인의 행보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는 정치테마주들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올 상반기 코스피에서 주가가 가장 크게 내린 종목은 성문전자(-77.30%)로, 지난해 말 1만 원대였던 주가가 지난달 30일 2315원까지 고꾸라졌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테마주로 분류되던 이 회사는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급락했다.
우리들휴브레인(-75.83%)과 우리들제약(-50.84%)도 마찬가지다. 탄핵정국 당시 문재인 대통령 테마주로 꼽히던 이들 회사의 주가는 지난 3월 문 대통령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공시를 내면서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편, 우리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31.91% 뛰었다. 180만 원대로 출발한 삼성전자는 상반기 내내 사상 최고가 랠리를 이어갔다. 지난달 27일에는 장중 242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6월 30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10조5990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총의 17.5%를 차지했다. 시총 34조7000억 원대의 우선주를 포함하면 코스피 시총의 약 20%를 삼성전자가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말 253조5041억 원이던 삼성전자의 시총은 6개월 사이 57조 원이나 불어났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300만 원까지 높여 잡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록적인 이익 행진을 이어가는 삼성전자의 총 기업 가치는 450조 원 이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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