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의 돈 이야기]亞국가 푸대접 논란 국제 신평사…韓 신용도, 中·日보다 높게 평가

입력 2017-07-0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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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지난해 한국 등급 AA로…무디스도 Aa2까지 상향조정

국제신용평가사들에 대한 비판이 가열되고 있다. 이들이 상황판단을 미리 하지 못하고 일이 벌어진 다음에야 뒤늦게 수선을 피운다는 비판과 함께, 평가의 공정성 측면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는 프리미엄을 주고, 아시아 국가들은 저평가하는 편향된 관행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사실 그동안 꽤 오랫동안 우리나라가 그리스보다 한참 낮은 국가신용 평가를 받아왔으며, 일본은 스페인과 동일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 때문에 이들 3대 신용평가사들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고, 일본을 중심으로 몇몇 아시아 국가들은 아시아판 신용평가사를 만들려는 시도까지 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오히려 미국이 중심이 되어 이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를 개혁하기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이들의 잘못된 신용평가가 금융위기를 한층 더 증폭시킨 원인 중 하나라는 주장은 신용평가사 개혁 논의의 단초가 되었다.

금융위기 당시 이들은 월가의 금융회사들과 공모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신용등급을 높게 유지했으며, 이로 인해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대량 부실사태가 일어난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이 결국 금융위기로 이어졌다는 사실도 드러나게 되었다.

신용평가회사 직원들이 회사수익을 올리기 위해 엉터리 신용평가를 한 정황이 담긴 이메일(E-mail)이 공개되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했다. 무디스의 한 직원은 문제가 있는 모기지담보증권(MBS)에 신용등급을 부풀려 좋게 매긴 뒤 임원에게 보낸 이메일에 “우리는 매출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라는 문구를 남겼다.

한편, 우리나라에 대한 신용등급은 1997년 경제위기를 극복한 이후 많이 개선되고 있다. 2015년 9월에는 그동안 다른 기관에 비해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비우호적이던 S&P마저 우리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조정하였다. (2016년 8월 AA-에서 AA 상향조정) 2015년 12월에는 무디스가 또다시 우리 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한 단계 상향조정하였다.

이에 국가신용등급 면에서는 우리가 중국, 일본에 비해 한수 위다. 중국에 대해서는 S&P는 우리나라와 동급으로, 피치와 무디스는 한 단계 아래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일본에 대해서는 무디스와 피치는 우리나라보다 두 단계 아래 등급을 매기고 있고, S&P는 한 단계 아래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5년 6월, 그리스가 구제금융 협상 난항으로 채무불이행 및 유로존 탈퇴 우려가 높아지자 하루에만 약 15억 유로의 예금이 은행에서 빠져나가는 뱅크런이 발생했다. 금융강국인 미국에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뱅크런이 일어났다. 이후 미국은 예금자 보호한도를 기존의 10만 달러에서 25만 달러로 상향시켰다.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수차례 겪었다. 우선 외환위기를 겪던 1997년 종합금융회사의 연쇄부도로 인한 뱅크런이 있었다. 또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뱅크런이 일어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뱅크런(bank run)’이란 이와 같이 단기간에 은행예금을 인출하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사태를 말한다. 또 뱅크런에서 유래한 것으로, 펀드투자자들이 펀드에 투자한 돈을 회수하는 사태가 잇따르는 현상은 ‘펀드런(fund run)’이라고 한다.

이처럼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거나 거래은행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다고 판단되면 사람들은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려고 할 것이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게 되면 은행에서는 당장 돌려줄 돈이 바닥나는 패닉 현상을 맞게 된다. 이 경우 은행은 고객의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결국 영업정지나 파산 등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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