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증권업계, 50~60대 계약직 3년간 34% 늘었다

입력 2017-07-0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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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영업성과 개선 ‘일석이조’… 업무환경 등 ‘고용 질 하락’은 숙제

이상배(가명·59)씨는 최근 A증권사 입사에 성공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2년 전까지만해도 B은행에 다니던 이 씨는 매서운 은행권 구조조정 한파에서 살아남지 못했지만, 1년 6개월 만에 증권투자권유자문인력 자격증 취득과 함께 증권사 영업직 재취업에 성공했다.

지난 몇년 간 증권업계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고 50~60대 계약직 채용을 늘리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했다. 이 씨는 “계약직이긴 하지만, 소일거리를 찾고 돈을 벌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3년간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50~60대 예비노년 계약직이 34%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의 비중은 2014년만 해도 한자릿수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두자릿수대로 급증했다.

증권사 직원들은 입사와 함께 △펀드투자권유자문인력 △증권투자권유자문인력 △파생상품투자권유자문인력 △투자자산운용사 △금융투자분석사 △투자상담관리인력 △위험관리인력 등 7개 증권사전문인력 관련 자격증을 최소 1개 이상 보유해야 한다.

이 가운데 50~60대 신규 관련 자격증 보유자들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최근 몇년 간 코스피 지수가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면서, 정규직보다는 중년층 위주의 계약직 채용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중 일부는 증권업계로 이직한 은행권 구조조정 대상 인력으로 파악된다. 대부분 지점 영업직으로 근무 중인 이들은 신입사원들보다 인맥이 넓다는 강점도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인건비 절감은 물론 영업성과도 개선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20~30대 신규 채용을 줄이고, 전문영업 계약직 채용을 늘리는 추세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리테일 고령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고용의 질적인 면에서 문제점도 있지만, 좀 더 좋은 시황이 이어진다면 10여 년 전처럼 신규 채용이 서서히 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들 50~60대 직원들 중 일부는 월봉 계약직으로 한마디로 개인사업자”라며 “매달 주어지는 할당량을 채우면 인센티브를 받고, 그렇지 못할 경우 회사를 그만두기도 한다”라고 이들의 근무 환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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