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20개국 정상들과 4박6일 외교戰
대북 관련 국제사회 제재 공조 이끌어내야
오늘밤 메르켈 시작으로 ‘연쇄 정상회담’
한반도 영구 평화체제 ‘新베를린 선언’ 예고
4박6일간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독일 방문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 해외 순방이다. 문재인 정부의 정상외교가 2라운드에 돌입한 셈이다. 특히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 이어 유럽의 맹주인 독일과 양자외교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지난 6개월간의 외교공백을 메우고 주요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다자 외교무대에 첫 데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북한이 출국 하루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성공’을 공식 발표한 만큼 대북 문제에 대한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제재 공조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됐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어 주요 의제로 논의 테이블에 오를 일본 위안부 합의 재협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 대응기조에 고민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독일 순방에서의 첫 정상회담인 메르켈 총리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는 양국 우호관계 발전 방안과 북핵 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 자유무역 체제 지지,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한 공조방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방독 이틀째인 6일 오전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처음으로 대면한다. 이번 만남에서 문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오후에는 쾨르버 재단 초청으로 연설을 한다. 이번 연설에서 지난 9년간의 보수정권 기간에 대결로 치달았던 남북관계를 개선할 복안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한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이른바 ‘신(新) 베를린 선언’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7일부터 이틀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과 ‘상호연계된 세계구축’(Shaping an Interconnected World)이라는 주제로 균형 있는 포용적 성장을 위한 G20 정책 공조방안을 논의한다. 문 대통령은 7일 오후 열리는 제1세션에서 글로벌 성장과 무역이라는 주제로 선도발언을 할 예정이다.
이번 G2O 회의에서는 북한이 전날 탄도미사일 도발을 하고 “IC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북핵 문제와 함께 이 문제가 회의 기간 열리는 양자·다자 정상회동의 최대 화두로 떠오를 오를 전망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에 만날 세계 주요국 지도자들과 북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공동대응을 위한 공조 기반을 확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방독 순방을 계기로 미국·중국·일본·러시아와의 4강 정상 외교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저녁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열리는 한·미·일 정상 만찬회동에 참석한 데 이어 7일 오전 아베 일본 총리,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이번 G20회의를 한반도를 둘러싼 4강에 치중했던 한국 외교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구상에 따라 회의에 참석하는 많은 정상과의 만남도 가질 예정이다. 현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맬컴 턴불 호주 총리 등 10여개국 정상과의 회담 일정이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