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군사적 충돌 걱정…북핵이 있는 한 한반도 평화 없다”

입력 2017-07-06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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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獨 대통령 정상회담, 북핵 문제 중국과 러시아가 나서야

▲독일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대통령궁을 방문, 독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강경화 외교장관 등 우리 측 수행 인사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대통령궁을 방문, 독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강경화 외교장관 등 우리 측 수행 인사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은 (북한과)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고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독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베를린 대통령궁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회담에서 최근 북한 도발을 염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예정시간보다 15분이나 넘긴 이번 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북핵문제, 통일문제, 자유무역, 동반자 관계 등 한반도 정세와 양국 관계 전반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올해 2월에 취임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 헌법상 국가원수다. 외교장관 재임 시절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한·독 외교장관회담을 일곱 차례 갖는 등 한국에 관심이 많은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 통일 30년이 지난 지금 이제 내적 통합을 이뤄가고 있고 그런 경험을 한국과 나누는 것은 의무다”며 “통일에 어떤 조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은 없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사실 요즘의 TV나 언론 보도를 보면 한반도 통일 가능성이 지난 시간보다 더 적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걱정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구 상 마지막 냉전지대인 한반도에서 냉전을 허무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며 “한반도는 독일보다 분단 기간이 길고 주변국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국제적으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높이는 것이 당연히 필요하나 결국은 대화와 평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핵이 있는 한 한반도 평화는 없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함께 가야 한다”며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지 말 것을 경고하고 협상테이블로 나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국 대통령은 앞으로 북한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과감하고 근원적인 북한 비핵화 추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또 문 대통령은 독일이 분단을 극복했고 이란과 미국을 중재해 핵 문제를 해결한 주역이므로 독일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수년간 이란 핵 협상을 하면서 느낀 것은 대화와 협상이 없다면 군사적 리스크는 훨씬 높아진다는 점이다”며 “오늘 시진핑 중국주석과 만나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책임과 노력을 말했고 내가 느끼기에 중국과 러시아가 이제 행동에 나설 것 같다”고 얘기했다. 특히 그는 “이번 G20을 통해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이 북한에 대해서만큼은 한목소리로 일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국제적 제재와 압박도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다면 실효를 거둘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내일 북핵 문제의 결정적인 키를 쥔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북핵문제 이외에도 문 대통령은 문 대통령은 신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일자리 육성 △동반성장 △혁신성장을 기조로 하는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양국이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은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와 많은 공통점이 있다”며 “내가 다시 방한하게 된다면 중소기업 어젠다를 가지고 문 대통령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 보고 싶다”고 답했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동북아 정세에 대해 설명하고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뤄낸 유럽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정착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며 “독일 정부가 과거에 대한 진정한 사죄를 통해 유럽 평화와 통합의 구심점이 됐다는 사실은 동북아 평화·협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이 유럽통합을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며 “동북아 내에서도 신뢰와 대화의 메커니즘이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내년 2월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참석을 요청했고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일정을 진지하게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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