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의 근속연수가 증가 추이를 보이는 가운데, 작년 말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운 KB증권이 최장 근속연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중 KB증권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2년 1개월로 가장 길었다. 작년 말 KB투자증권을 합병하면서 근속연수가 1년 2개월가량 줄었음에도 전체 증권사 평균 9년 6개월을 크게 뛰어 넘는다. 작년 3월 합병 전 KB투자증권의 근속연수는 4년 2개월에 불과했다.
평균 근속연수 2위는 11년 4개월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다. 다만 작년 대비 근속연수 증감 폭은 대신증권이 10개월로 한국투자증권(2개월)보다 두드러졌다. 4위는 지난 2014년 12월 우리투자증권과의 합병을 마무리지은 NH투자증권(11년 2개월)이 차지했다. 이 외에도 △신한금융투자(10년 6개월) △하나금융투자(10년 5개월) △삼성증권(9년 7개월) △미래에셋대우(9년 7개월) △메리츠종합금융증권(4년 7개월) △키움증권(4년 7개월) 순으로 길었다.
증권업계의 평균 근속연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3월까지 최근 1년간 근속연수가 줄어든 곳은 합병 이벤트가 있었던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등 일부 증권사와 후발주자로 신규 채용을 늘리고 있는 키움증권까지 단 3곳에 불과하다.
근속연수 증가는 두 가지 상반된 성격을 지닌다. 우선 국내 증권업계의 고용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긍정적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실제 계약직 비중이 68.3%에 달하는 메리츠종합증권의 평균 근속연수는 4년 7개월로 키움증권과 함께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은행 등 타 금융권에 비해서는 여전히 짧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으로 근속연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신규 채용의 감소를 방증한다. 실제 합병 증권사들 중 작년 83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 미래에셋대우는 39명을 채용한 KB증권보다 근속연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 연구위원은 “증권업을 비롯해, 한국사회 자체가 고령화되가는 시점에서 노하우를 지닌 시니어 증권맨과 젊은 세대들 중 어느 편을 택해야 하느냐는 문제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다만, 나이만을 기준으로 삼아 업계에서 퇴출시키고 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고, 이들의 노하우를 재활용할 수 있는 시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