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사태 3인방, 한 자리에 모였지만…화해까진 시간 필요

입력 2017-07-0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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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건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

▲7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신한은행 창업자인 고(故) 이희건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이 주요 초청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7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신한은행 창업자인 고(故) 이희건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이 주요 초청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 은행장 등 신한 사태 3인방이 7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지만, 진정한 화해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라 전 회장과 신 전 사장, 이 전 행장은 7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신한은행 창업자인 고(故) 이희건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세 사람이 신한 사태 이후 공식 석상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먼저 행사장에 도착한 신 전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라 전 회장에게 인사할 생각이 있느냐의 질문에 “그럴 시간이 있을까. 특별한 시간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라 전 회장과 화해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라 전 회장이) 나한테 화해하기보다는 주주나 고객, 직원 등에게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입장한 이 전 행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소감에 대해 “이희건 회장님이 그립다”며 “모든 문제가 원만히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신 전 사장과 만나 화해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어떻게 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세 사람 가운데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라 전 회장은 건강 상태에 대해 “잘 놀고 있다. 100살까지 살 거다”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신 전 사장과 만나 인사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안 만난다. 어떻게 해서든 절대 안 만난다”며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처럼 냉랭한 분위기도 예상보다 쉽게 풀리는 듯했다. 이 전 행장은 행사장에 들어서면서 먼저 도착해 있던 신 전 사장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신 전 사장도 웃으며 “연락 좀 하고 살자”며 웃으며 답했고 껴안기도 했다.

이어 라 전 회장이 기념식장에 도착하자 이번에는 신 전 사장이 라 전 회장에게 먼저 다가가 웃으며 인사했다. 라 전 회장도 웃으며 “평상시에 인사 좀 하러 오지”라고 웃으며 화답했고, 신 전 사장은 “바빠서요”라고 농담을 건네며 손을 잡고 포옹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 세 사람이 극적으로 화해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기념식 후 가장 먼저 자리를 떠난 신 전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의례적으로 인사한 것이지 화해할 시간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신 전 사장은 “나한테 사과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고객과 주주들에게 과거의 일 잘못했다고 사죄하고, (사죄가) 진정성이 있는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 전 사장은 행사장을 나서면서 “화해를 하려면 사전 절차가 좀 있어야지 않겠나”라며 “(라 전 회장이) 주주들에게 잘못 했다고 사죄의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신한 사태는 2010년 신한금융그룹 경영권을 놓고 라 전 회장 및 이 전 행장 측과 신 전 사장 측으로 갈라져 고소 고발까지 이어진 사건이다. 약 7년을 끌어온 이 사건은 올해 3월 대법원 판결이 나고, 신한금융지주가 지난 5월 이사회에서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의 스톡옵션 행사를 허용하기로 하면서 신한 사태는 사실상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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