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녀들이 또 구설에 올랐다. 정치에서 거리를 두겠다던 장녀 이방카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라는 국제무대를 “휘젓고” 다니다 논란이 되고 있고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러시아 인사와 접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CNBC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장녀 이방카는 8일(현지시간)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아버지 트럼프를 대신해 주요 정상들이 앉은 테이블에 ‘대리 착석’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이방카가 G20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의 트럼프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의 사진이 8일 트위터에 올라오면서부터였다.
해당 사진이 공개되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이방카가 주요국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을 정도의 ‘급’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방카의 공식 직함은 백악관 고문이다. 특히 패션사업가 출신으로 이렇다 할 정치 커리어 없는데도 딸이라는 이유로 고문역에 등용됐다는 논란이 커지자 이방카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 주요국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다른 정상들도 자리를 비우면 잠깐 대리 출석을 한다”면서 “이방카의 행동이 부적절하거나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대통령이 불가피한 일로 잠시 자리를 비운다고 해도 그 빈자리는 대부분 장관급 인사가 채우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장녀에 이어 장남 트럼프 주니어도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대선 당시 러시아 측 인사를 별도로 만나 대선에서 러시아의 도움을 받으려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선 캠프를 둘러싼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에 서 트럼프 주니어가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YT는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6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이후 러시아 당국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변호사를 만나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정보를 얻으려고 만났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이 함께했다. 이러한 정황이 드러나자 트럼프 주니어는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러시아 유착설에 힘을 보태는 꼴만 됐다. 해당 보도 이후 트럼프 주니어는 NYT에 보낸 해명 자료에서 문제의 러시아 변호사가 “러시아와 관련된 몇몇 개인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에 자금을 댄다는 정보를 언급했지만, 너무 모호했고 구체성이 없었으며 전혀 논리적이지도 않았다”면서 “무의미한 정보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주니어의 이러한 해명 자체가 대선 당시 힐러리 후보를 꺾기 위해 러시아의 개입을 허용했다는 혐의를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