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40년 만에 이전 합의했지만… 이전비용 이견으로 여전히 난항

입력 2017-07-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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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의 철거·이전이 공장 운영 40년 만에 결정됐지만 소유주 현대제철과 운영업체 삼표산업이 세부 조율에서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어 완전 철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서울시)
▲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의 철거·이전이 공장 운영 40년 만에 결정됐지만 소유주 현대제철과 운영업체 삼표산업이 세부 조율에서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어 완전 철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서울시)

서울 성수동의 숙원사업으로 꼽혔던 삼표레미콘 공장이 오는 2022년까지 이전·철거된다. 1977년 운영을 시작한 지 40년 만이다. 박원순 시장이 지난 2015년 레미콘 공장 이전 문제를 임기 내 결론내겠다고 약속한 이후로는 2년 만이다.

서울시는 2만7828㎡ 규모의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를 서울숲으로 탈바꿈시킨다고 10일 밝혔다. 당초 서울숲은 2004년 조성 당시 61만㎡의 대규모 공원으로 계획됐지만, 삼표레미콘 공장, 정수장 부지 등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3분의 2 규모로 축소 조성됐다. 시는 승마장, 유수지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서울숲 주변 시설 용지를 모두 공원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레미콘공장 부지 소유주인 현대제철과 공장 운영업체인 삼표산업이 세부 조율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완전 철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철도차고지였던 곳을 프랭크게리(Frank Gehry) 같은 유명한 건축가의 건축물이 있는 세계적인 명소로 재탄생시킨 미국 시카고의 밀레니엄파크처럼 공원과 문화시설이 융복합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방법도 모색 중이다. 올 연말까지 세부계획을 세워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는 40년간 서울의 개발을 이끌어 왔지만, 인근에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수변공원과 서울숲이 있는 데다 소음과 교통체증,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주민 민원이 지속됐다. 8만 명 넘는 주민이 서명에 참여할 정도로 부지 이전에 대한 주민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그동안 공장 이전과 관련한 다양한 활용 논의가 있었지만 번번히 좌절됐다. 1998년 서울신청사 이전 부지로 검토된데 이어, 2004년 서울숲에 포함돼 공원으로 조성하고자 했으나 무산됐다. 2010년에는 현대자동차에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을 추진했지만, 교통문제, 한강변 초고층 건립 부적절 등 도시계획적 정합성때문에 백지화됐다.

박 시장 역시 2015년 일자리대장정 당시와 이듬해 성동구 신년인사회 때 레미콘 공장 이전을 약속했다. 이후에도 난항은 거듭됐지만, 성동구, 삼표산업, 현대제철과 적극적인 협력 끝에 결국 합의에 도달했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 있다. 공장 이전에 따른 보상 비용에 대해 레미콘공장 부지 소유주인 현대제철과 공장 운영업체 삼표산업이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 문제로 이날 오전에 예정돼 있었던 서울시와 성동구, 현대제철, 삼표산업 간의 ‘성수공장 이전 협약식’도 1시간 가량 남겨두고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업계는 보상 비용과 함께 레미콘 공장을 세울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한 것도 이번 협약 취소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성수동처럼 레미콘을 빠른 시간 안에 공급할 수 있는 대체 부지를 찾아야 하지만, 수도권 내에서 이같은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장 이전과 관련한 합의는 이뤄졌지만 당사자들 간 협상조율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잠정 연기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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