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 내각의 지지율이 2기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는 사학 스캔들 등으로 빠르게 민심을 잃은 여파로 리더십 교체론도 조심스럽게 피어오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7~9일 조사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지난달 조사 때보다 13%P 하락한 36%를 기록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는 2012년 12월 아베 내각 2기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52%로 최고치를 찍었다. 응답자의 72%는 아베 총리가 사학스캔들에 대해 더 해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학스캔들은 아베 총리 친구가 이사장을 하던 가케학원에 아베 정권이 수의학부 신설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아사히와 NTV가 8~9일 실시한 공동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33%를 기록했다.
최근까지 아베 총리는 안정적인 지지율을 자랑하며 일본에서 가장 최장수 총리가 될 가능성을 높였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지난 3월 당 대회에서 당총재 임기를 내년 2021년 9월까지 늘릴 수 있도록 당규를 바꿨다. 내년 9월 당 총재 선거에서 3선 연임에 성공하면 아베 총리는 2021년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사학스캔들과 측근 정치인인 도요카 마우코 중의원의 폭언·폭행 등이 논란이 되며 지지율은 하락세를 그렸다. 그 결과는 지난 2일 도쿄도의회 선거로도 나타났다. 자민당은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2009년 최저 의석인 38석보다 더 적은 23석을 얻는 데 그쳤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최근 자민당 내각의 지지율 하락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현 자민당 내각은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국정 운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경쟁자들 부상론까지 나오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아베 총리를 대체할 새로운 리더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당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주 세이치로 무라카미 의원은 “우리는 지도자를 바꾸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쿄도의회 패배의 책임이 아베 총리에게 있으며, 이 굴욕을 회복할 길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베는 8월 초에 개각 및 자민당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반면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은 교체가 유력시된다. 이나다 방위상은 지난 6일 규슈 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 외부 행사에 참석해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UBS그룹의 아오키 다이주 애널리스트는 “지지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지면 사임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긴장은 아베노믹스의 동력을 떨어트려 시장을 초조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아베노믹스는 아베 총리의 경제 부양책을 뜻한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지난 2007년 총리직에서 물러나기 직전에 30% 이하로 떨어졌다. 당시 아베 총리는 2007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패하고 취임 1년여 만에 물러났다. 그 뒤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