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에…중국 진출 기업 23% 적자

입력 2017-07-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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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253개 한국 기업 경영실태 조사… 34%는 현지 시장점유율 하락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중국의 경제 보복에 따른 한국 기업의 피해가 전 방위적으로 확대하는 양상이다.

코트라(KOTRA)가 2월 10일부터 3월 30일까지 중국 현지 투자 진출 253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영환경 현황 응답 기업의 23%(58개)가 적자를 기록했다고 응답했다. 이 중 4곳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에서는 업체 34%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경영 환경 악화 요인으로 ‘임금인상’(2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중국 시장 내 경쟁 격화(19%), 내수시장 공략의 어려움(18%), 원자재 가격 상승(14%)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 당국의 지원 축소 또는 간섭은 9%(28개)였다.

시장점유율에서는 만족도가 ‘전체적으로 낮다’가 25%로 ‘전체적으로 높다’(20%)보다 높게 나타나 내수 시장 개척이 예상만큼 쉽지 않음을 방증했다.

향후 중국 진출 환경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절반에 가까운 48%(120개)가 ‘악화할 것’이라고 응답해 향후 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은 애로사항으로 ‘중국의 복잡한 행정체계’(31%), ‘중국 측의 태도 변화’(29%), ‘정보 수집의 어려움’(28%), ‘생산 코스트 상승’(20%)을 꼽았다.

사드 보복이 길어지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과 6월 세계무역기구 서비스이사회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 문제를 제기했으나 중국 태도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ㆍ기아차는 올 상반기에만 중국 시장에서 5조 원대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면세점 외국인 고객은 지난해 5월 184만 명에서 올해 5월 102만 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중국 당국의 영업정지 처분 등으로 전체 마트 99개 중 87곳(자율휴업 13곳 포함)이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현지 사업 철수나 매각은 계획에 없다는 게 롯데마트 측의 입장이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마트는 중국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199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때 30개까지 늘렸던 이마트는 20년 만에 현지 사업을 접게 됐다.

이 밖에 삼성에스디아이(SDI), 엘지(LG)화학,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 업계도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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