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불 꺼진 사무실이 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 주요 권역의 오피스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0.4%포인트 오른 8.4%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7.7%) 이후 오름세가 지속하고 있다.
서울 오피스 공실률의 오름세는 종로·을지로 일대(CBD) 도심지역의 공실률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강남권역(GBD)의 2분기 오피스 공실률은 전 분기와 같은 7.1%, 여의도권역(YBD)은 지난 1분기(8.5%)보다 0.4%포인트 오른 8.9%를 나타낸 반면, 종로·을지로 지역의 공실률은 전 분기보다 1.0%포인트 오른 9.2%를 기록했다.
이는 중대형 임차인이 종로·을지로 지역에서 잇따라 다른 권역으로 이전하면서 빈 사무실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일부 대기업 계열사가 다시 도심으로 이전하고 있지만, 빈 면적을 채울 만큼 임차 수요가 크진 않다.
종로 일대에 자리 잡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KEB하나은행도 신규 사옥으로 이전을 앞두고 있어 도심 사무실 공실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의도권역 역시 기업들의 대규모 이탈이 예정돼 있어 공실률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현재 전경련회관 빌딩에 입주해 있는 LG CNS가 서울 마곡에 짓고 있는 LG사이언스파크로 이전할 경우 14개 층, 7000여 평 규모의 공실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여의도에 속속 들어서는 대형 건물도 공실률 증가를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점상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한국지사 대표는 “하반기엔 아모레퍼시픽이 시그니처타워에서 용산 신규 사옥으로, 그랑서울을 임차 중인 하나은행이 신규 사옥으로 이전해 공실 면적이 늘어날 것”이라며 “대규모 본사 이전으로 도심의 공실률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