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여행사의 횡포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인 여행 가이드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한국노총은 해외에서 활동 중인 여행 가이드 200여명이 노동기본권 및 실질임금 보장을 위해 한국통역가이드 노조를 설립하고, 지난 7일 한국노총 공공연맹 산하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에 가입했다고 11일 밝혔다.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는 성남시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이들의 가입을 승인하고 박인규 지부장을 선출했다.
현재 해외 15개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가이드는 1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국내 대형여행사의 횡포로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국노총은 태국 등 동남아 저가 패키지여행의 경우 고객 한 명당 발생하는 10만∼25만원의 손실을 현지 가이드가 전부 떠넘기는 구조로 가이드들은 이를 옵션관광, 쇼핑 등으로 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실액을 채우고 남은 수입은 현지 여행사와 통역가이드가 절반씩 나눠 갖고, 옵션관광과 쇼핑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 손실액 부담은 고스란히 통역가이드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이에 가이드들은 마이너스 관광상품에서 가이드들이 메꾸어야 하는 금액을 없애거나 줄여줄 것, 자유롭게 노동조합에 가입해 활동할 권리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가이드들은 쇼핑과 옵션으로 고객의 소비유도, 고객만족이 아니라 쇼핑과 옵션으로 가이드 평가, 고객 불만 발생 시 가이드 무한 책임 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문현군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겸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 위원장은 “국내의 한 유명 여행사는 가이드가 노조에 가입할 경우 팀 배정을 하지 않겠다고 협박해 노조에 자유롭게 가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강력 대처해 사측의 부당한 부당노동행위를 막아내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과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