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잡담] '의정부고' 강다니엘·이효리가 전부는 아니잖아요?

입력 2017-07-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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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고 시즌이 돌아왔다”

6~7월, 졸업 사진을 찍는 시기가 오면 우리를 한바탕 즐겁게 하는 사진들이 있습니다. 다름아닌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고등학교의 기상천외한 졸업사진 코스프레죠.

2009년 의정부고 일부 학생들이 개성 넘치는 졸업 사진을 찍으면서 이어진 의정부고의 졸업사진 ‘전통’은 매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공유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서 상위권을 장악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해외에까지 알려지며 해외 네티즌들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1년 중 졸업사진을 찍는 단 하루를 위해 사는 의정부고 학생들’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죠.

작년 8월에는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2015년~2016년 의정부고 졸업사진 100여 점이 전시된 ‘의정부고 졸업사진 레展드’ 전시회가 열렸을 정도니 의정부고의 남다른 졸업앨범 ‘클라스’가 느껴지시나요?

의정부시는 지난 7일 의정부고 졸업사진 촬영일과 예고(?) 영상까지 공개하며 네티즌들을 설레게 했는데요.

그리고 졸업사진 촬영일인 10일 공개된 사진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역시나 기상천외하고 재치 넘치는 코스프레들입니다. 인기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 우승자인 강다니엘을 비롯해 tvN 인기 드라마였던 '도깨비' 패러디, 그리고 가수 이효리, 혁오 등이 등장했습니다. 이 외에도 SBS 예능프로 '미운 우리새끼'를 패러디하거나 화제의 '거꾸로 수박바'를 본딴 모습도 있죠.


그.런.데 이~상하게 뭔가가 아쉽다고요?

그러고 보니 올해 의정부고 졸업사진 코스프레는 연예인과 방송, 연예 등에 치중된 모습입니다. 공개된 사진들도 전에 비해 많지 않고요. 특히 기대했던 작년 뜨거웠던 정치·사회 이슈에 대한 코스프레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올해 의정부고 졸업사진 사전 검열 후 비공개로 진행한다”

의정부고는 올해 졸업사진 촬영 현장에 외부인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학생들의 휴대폰, 노트북 등 전자기기를 수거해 SNS에 현장 사진을 올리지 못하게 했습니다. 또 학생들의 사진 촬영 컨셉을 미리 제출받아 ‘검열’을 했고요. 정치·사회 이슈로 논란이 될 만한 아이템은 금지했습니다.

의정부고측은 이에 대해 작년 졸업사진이 공개되면서 항의전화가 쏟아지고, 명예훼손 문제가 불거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매체들에 따르면 의정부고 관계자는 "계획서를 받기는 했지만 특정 아이템을 '하라, 하지마라' 한 게 아니라 학생들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아이템을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왼쪽은 2014년 지방선거에 출마한 고승덕 전 국회의원의 '미안하다' 패러디. 오른쪽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패러디한 모습.(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왼쪽은 2014년 지방선거에 출마한 고승덕 전 국회의원의 '미안하다' 패러디. 오른쪽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패러디한 모습.(출처=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어쩐지 씁쓸한 뒷맛이 남는 것은 사실입니다. 의정부고 졸업사진이 주목을 받았던 것은 정치와 사회 풍자로 유쾌하게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직 사회의 때가 묻지 않은 이들이 우리 사회와 정치를 바라보는 모습에 같이 분개하거나 반성하게 되기도 했고요.

못말리는 '의정부고 졸사(졸업사진)'. 그 뒤에 따라온 '사전 검열'이나 '통제'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아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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