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아시아] 동남아로 눈 돌린 日 3대 은행…돈놀이도 현지화가 답

입력 2017-07-12 08:36 수정 2017-07-1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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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대 은행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동남아 전략이 이 지역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과의 거래에 중점을 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현지 은행에 대한 출자나 인수, 현지 기업, 개인과 직접 거래하는 등 현지화로 사업의 무게 중심을 옮기는 양상이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은 2017년 3월 마감한 지난 회계연도의 대출 잔액이 전년 대비 9% 증가한 12조3000억 엔(약 123조7600억원)이었다고 밝혔다. 그만큼 은행의 주력 사업으로 통하는 대출 사업이 호조를 보였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사업 호조 배경에는 동남아 현지 진출이 있다. 미쓰비시는 2013년 말 태국 5위 은행인 아유타야은행을 인수, 2015년 1월에는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방콕지점과 통합했다. 미쓰비시는 두 은행을 통합한 후 현지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 대출을 포함해 태국 사업 전반을 아유타야은행이 총괄하는 구조로 바꿨다. 미쓰비시는 아유타야를 중심으로 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서 일본계 기업은 물론 현지 부품업체와 그 직원 등 접점을 현지 기업에서 현지 개인 사업분야까지 확대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한 태국 기업의 인수·합병(M&A) 거래에도 참여하는 등 현지 금융 거래 전반에 뛰어들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도 동남아 지역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핵심 고객 200개사의 예금이나 외환 거래 등 자금 거래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는 약 1500억 엔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연금저축은행의 출자 비율을 40%로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법인 거래에도 가세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송금 서비스 등 개인 거래 부문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 측은 “현지 기업에 깊이 침투해 아시아에서 압도적으로 강한 금융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미즈호은행의 동남아 대출 잔액도 올해 3월 말 현재 약 4조4000억 엔으로 4년 전에 비해 60% 가까이 늘면서 은행 전체 실적 호조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이 은행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역내에서 결제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일본 대형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와 협의 중이다.

이들 3대 은행은 동남아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지역의 대출 규모는 미국 시장의 10분의 1 정도로 미약하지만 인도네시아 등 역내에 인구 2억이 넘는 나라가 여럿 있기 때문. 일본계 기업과의 거래만으로는 사업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지 은행과의 스킨십을 늘리면서 리스크는 최소화하고 현지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 지역의 자본시장에 접근을 늘린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현지 사업이 확대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일본 3대 은행을 포함한 일본 시중은행의 동남아 지역 대출은 올해 3월 현재 약 22조4000억 엔으로 지난 5년간 75% 증가했으나 증가 속도는 매년 둔화하고 있다. 또한 동남아 사업과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숙제라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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