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데 뺨맞은 면세점, 구조조정 예고

입력 2017-07-1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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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두산 특혜, 롯데 부당탈락” 감사원, 관세청 감사결과 발표… 매출 급감하던 업계 쇄신 가속화

▲전광춘 감사원 대변인이 11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광춘 감사원 대변인이 11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면세점 대전’의 각종 의혹이 감사원 감사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서 면세점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최근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으로 위기감이 높아진 면세점업계가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검찰 수사까지 예고돼 있어 이번 감사 결과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11일 감사원이 발표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 실태’에 따르면 2015년 7월과 11월 진행된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 당시 관세청이 롯데에 대한 심사 점수를 고의적으로 낮게 평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한화갤러리아와 두산면세점은 점수를 과도하게 부여해 수혜를 얻었다.

그렇잖아도 면세점업계는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 매출이 떨어져 어려운 상황이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최근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했으며 롯데 등 일부 면세점은 임직원이 임금을 자진반납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여기에 일부 업체가 특혜를 받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특허 반납 사례가 추가로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실제로 특혜 시비의 대상이 된 한화갤러리아63과 두타면세점은 개점 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갤러리아63이나 두타면세점은 심야 영업 시간을 축소하고 영업장 규모를 줄이는 등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63의 하루 매출은 10억원 안팎, 두타면세점은 지난달 매출이 300억~400억원으로 추정돼 경쟁사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감사원의 발표로 롯데는 두번이나 부당 탈락하면서 ‘면세점 대전’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

앞서 ‘1차 대전’으로 불린 2015년 7월 심사 당시 관세청은 평가 점수를 부당하게 산정해 서울 시내 신규 대기업 면세점 2곳으로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를 선정했다. 이에 호텔롯데는 고배를 마셨다.

국내 1위 면세점 사업자이자 글로벌 3위 기업인 호텔롯데가 심사에 탈락한데다 당시 주식시장에서 결과 발표 전부터 한화갤러리아가 상한가를 기록하자 업계에서는 사전 정보 유출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2015년 11월 ‘2차 대전’의 심사 결과에서도 롯데월드타워점 특허는 두산에, SK워커힐면세점 특허는 신세계DF에 넘어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신동빈-신동주 형제의 경영권 다툼 등으로 롯데에 대한 여론이 악화해 두산이 ‘어부지리’로 사업권을 땄다는 분석과 특혜설 등이 나돌았다.

이후 관세청은 지난해 4월 서울 시내면세점 4개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발표, 그해 12월 ‘3차 대전’이 벌어지면서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DF, 호텔롯데, 탑시티면세점이 신규 면세점으로 선정됐다. 이에 2015년 두 번의 특허 경쟁에서 밀린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 영업을 가까스로 재개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에 청와대 경제수석실과 기획재정부가 나선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비선 실세’였던 최순실씨의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 지원을 대가로 면세점 재승인 로비를 한 것 아니냐는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이 기록 파기 등으로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따라서 당장 관련 면세점 특허나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다만 검찰 수사와 맞물려 면세점의 사업권 반납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추가 선정된 4개 면세점 중 롯데월드타워점은 영업을 시작한데 비해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당초 올연말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면세점업계의 영업 부진으로 아직 오픈 시기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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