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흥할까 망할까…전문가들 엇갈린 전망

입력 2017-07-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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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전기차 가격 하락 속도 예상보다 빠를 것”

▲테슬라의 전기차. 사진 = AP연합뉴스
▲테슬라의 전기차. 사진 = AP연합뉴스

전기차 판매량이 휘발유차와 디젤차 판매량을 앞지르는 날이 올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오랫동안 비관적이었다. 전기차는 너무 비싸서 주류가 아닌 틈새 상품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불신이 팽배했다.

그러나 최근 많은 전문가가 이와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블룸버그의 뉴에너지파이낸스(BNEF)가 지난 5월 공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가격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2025~2030년 사이 전기차가 보조금 없이도 기존의 휘발유 동력 자동차와 비슷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40년까지 전기차가 전 세계 신차 판매량의 54%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기차의 초기 생산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전기차 가격 하락을 뒷받침한다. 폴크스바겐은 2025년까지 연간 100만대 이상의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볼보는 지난 5일 2019년부터 모든 신형모델을 전기차로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볼보가 이를 발표하고 나서 바로 다음날 프랑스는 휘발유차와 디젤차 판매를 2040년 이후부터는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니콜라 윌로 프랑스 환경부 장관은 “2040년부터 프랑스에서는 친환경차만 판매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가격 하락도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BNEF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리튬이온배터리 팩의 평균 비용은 3분의 2 가량 줄어 1㎾h당 약 300달러(약 34만5000원)다. 테슬라 등이 배터리 생산을 점차 늘리면서 2030년에는 배터리 가격이 73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BNEF의 콜린 맥케라셰르 수석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가격에 많은 변수가 있어서 상당히 보수적으로 가격을 추정한 것이 이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다국적 석유화학기업 엑손모빌은 2040년까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을 포함한 전기차 판매량이 미국 신차 판매량의 10% 정도밖에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연방 에너지정보관리국 또한 비슷한 전망을 했다. 시카고대학 에너지정책연구소 샘 오리 사무총장은 “사람들은 가격만을 보고 자동차를 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직 전기차는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수천 개의 전기차 충전소가 건설되고 있지만, 전기차를 충전하는 데는 경유를 넣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복잡한 도시에서는 오랫동안 차를 주차해놓을 수도 없다.

BNEF는 전기차 시장을 낙관하면서도 “전기차가 차량이 밀집한 도심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인프라 부족 현상은 2040년 이후 전기차의 성장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90년대 제너럴모터스(GM)의 자동차 산업 컨설턴트였던 첼시 섹스톤은 “자동차 판매점들은 유지, 보수 등이 쉽지 않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기차 판매에 큰 관심이 없다”며 “판매점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전기차 판매량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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