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안 어산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에게 러시아 내통 의혹 관련 이메일 공개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어산지는 트럼프 주니어에게 “위키리크스를 통해 관련 이메일을 공개하자”고 제안한 사실을 12일(현지시간)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어산지는 트럼프 주니어가 실제 자신과 접촉한 후 위키리크스가 아닌 트위터를 통해 이메일을 게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주니어와 연락해서 왜 그가 이메일을 대중에게 보여줘야 하는지 설명했고, 두 시간 후 트럼프 주니어가 직접 메일을 게시했다”고 썼다.
어산지는 “트럼프 주니어의 ‘적’들이 이미 이메일을 갖고 있고, 그들이 이메일을 발췌해서 왜곡하는 것보다 원문을 대중에게 제공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어산지가 언급한 적이 언론인지 다른 정치 세력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위키리크스는 작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클린턴 캠프의 이메일을 공개해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 당시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이메일을 해킹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을 보면 트럼프의 핵심 측근인 로저 스톤이 이메일을 공개한 해커와 어산지를 접촉하는 등 의심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실제로 로저 스톤이 어산지와 만난 날짜는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변호사를 만난 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이었다.
지난 대선 당시 위키리크스의 행보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었다. 작년 8월 인터셉트 웹사이트의 로버트 맥키는 “위키리크스는 내부고발자 플랫폼이라기보다는 힐러리 클린턴을 반대하기 위한 사이트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