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 9년6개월 징역형…증시는 ‘반색’

입력 2017-07-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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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니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루이스 이니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남미 좌파의 거물인 루이스 이니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뇌물 수수와 돈세탁 등 부패 혐의로 9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전임 브라질 대통령 중 징역형을 받은 것은 룰라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그는 2009년 상파울루에 있는 한 복층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대형 건설업체 OAS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룰라 전 대통령은 아파트 취득 과정에서 어떤 위법 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간 룰라는 부패와 뇌물수수, 돈세탁 혐의로 연방검찰에 의해 여러 차례 기소됐다.

2018년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던 룰라 전 대통령에게 이번 판결은 대형 악재다. 실형 선고가 확정되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룰라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이날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그가 속한 노동자당(PT) 또한 이를 ‘정치 재판’으로 보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구체적인 증거도 없는데 실형을 선고받았다며, 민주주의를 짓밟는 행위를 두고 보지 않겠다고 거리 투쟁을 예고했다. 룰라는 브라질에서 가장 인기있는 역대 대통령으로 손꼽힌다. 그가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두 번 재임하는 사이 브라질 경제가 급성장했고, 빈곤 퇴치를 위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주도했기 때문. 하지만 두 번째 임기 때는 공공지출 규모가 방대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에 현재 브라질이 겪는 최악의 경기 침체의 부분적 책임이 룰라 전 대통령에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 정치계는 부패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직 대통령인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도 부패 혐의에 탄핵 위기에 직면한 상태고 전임자인 지우마 호세프는 지난해 8월 부패 혐의로 탄핵됐다.

한편 이날 브라질 증시 보베스파 주가지수는 룰라 전 대통령의 징역형 소식에 1.6% 올랐다. 달러당 브라질 헤알 가치는 1.4% 올랐다. 알베르토 버날 XP시큐리티 수석 신흥시장 글로벌 전략가는 이날 증시 상승세에 대해 “시장이 보지 않길 원했던 대선 후보가 없어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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