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여성비하’ 발언 등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유임시킬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탁 행정관의 경질과 관련해 “경질을 결정하거나 논의한 바가 없다”며 경질론에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또 “(탁 행정관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면서 “해당 신문에 인터뷰한 분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생각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탁 행정관이 사의를 밝혔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그런 적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한 매체는 탁 행정관의 거취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조만간 결정이 날 것이다. 장관 임명 문제가 마무리되는 대로 정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연기획 전문가인 탁 행정관은 2011년 7월 ‘문재인의 운명’ 출간 이후부터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도왔다. 지난 3월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예비후보의 출마선언 영상을 총괄 제작하는 등 대선 캠프에서 활약했으며 이후 청와대에 입성했다. 문 대통령과는 지난해 ‘히말라야 트레킹’에 함께할 정도로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탁 행정관은 앞서 2007년 발간한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 등에 등장한 표현들이 왜곡된 ‘성 인식’과 ‘여성 비하’ 인식을 담고 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청와대로도 탁 행정관이 교수로 재직했던 성공회대의 학생들로부터 과거 그의 부적절한 발언 등에 대한 새로운 제보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탁 행정관의 해임을 촉구하기에 이르렀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무회의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갈수록 심각해지는 여성 혐오 현상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적극 대응하겠다”며 청와대에 탁 행정관에 대한 해임을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탁 선임행정관만큼 문 대통령의 철학을 잘 이해하고 이를 공연이나 홍보 행사 등으로 연출할 수 있는 대체 인력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경질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