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이메일 파문·탄핵 정국 속 파리行

입력 2017-07-1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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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전용기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로 출발하기 전 카메라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통령 전용기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로 출발하기 전 카메라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오후 이틀간의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로 향했다. 미국 내에서는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공개한 러시아 관련 이메일로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는 가운데 하원에서는 대통령 탄핵안이 발의되는 등 정치적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이뤄지는 외유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인 이번 프랑스 방문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7월 14일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 행사에 외빈으로 참석해달라고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에펠탑에 있는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호화로운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양측을 기다리는 의제는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두 정상은 무역과 기후변화를 둘러싼 깊은 골을 메울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 그러나 둘 다 관계강화는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마크롱은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려 하고 있고, 트럼프는 국제 무대에서 고립감이 강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한 당국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매우 열린, 솔직하고 직접적인 것으로, 긍정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심기가 편치 않은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정상 간의 관계 구축을 도모하지만, 미국 내 상황은 좋지 않다. 워싱턴 정가는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공개한 이메일로 혼란에 휩싸여있다. 일련의 이메일에서 그가 대선 기간이던 지난해 6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가 있음을 알고도 러시아 변호사와 만난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그간 의혹에만 그쳤던 트럼프의 러시아 내통설에 결정적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여기다 미국 하원에서는 이날 대통령 탄핵안이 처음 발의됐다. 탄핵안을 하원에 공식 제출한 민주당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러시아의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것은 헌법상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 의회는 트럼프 주니어의 의회 증언을 요구하고 있다. 특별검사는 트럼프의 선거 캠프 관계자가 지난해 대선에 대한 간섭으로 러시아와 공모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WSJ는 13일 밤으로 예정된 미국-프랑스 정상의 공동 기자 회견이 트럼프가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인 변호사의 만남에 대해 처음으로 질문을 받는 공식적인 행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의 공개 발언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에서 9일 귀국한 이후 처음이다. 12일에는 트럼프 주니어와 자신의 정권을 옹호, “백악관은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오전 프랑스 도착 후 조 던포드 합참 의장을 비롯한 미군 당국자들과 오찬 회동을 갖는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회동과는 별도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회담한다.

이후 트럼프와 마크롱은 미국의 제1차 세계 대전 참전 10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 후 정상회의에 임한다. 두 정상은 1시간 15분 동안 시리아와 테러 대책을 중심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미 행정부에 따르면 두 사람은 무역과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마크롱은 트럼프가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결정에 대해 비판하고, 재생에너지 연구자와 투자자에게 프랑스 이주를 호소하는 웹 사이트를 오픈했다. 이 캠페인은 트럼프의 선거 슬로건을 흉내내 “우리의 행성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이름 붙였다. 프랑스 당국은 미국의 요구에 맞게 파리협정을 변경하진 않을 계획이며, 트럼프에 다시 가입을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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