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공급측면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변동폭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를 과거 세 차례 약세국면과 비교하면 우선 공급측면에서는 과거 1국면(2015년 6~8월)과 2국면(2015년 10월~2016년 2월)에서는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났으며 이와 유사한 수준의 공급량 증가가 최근 하락기에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증산주체별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주도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미국의 셰일오일이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셰일오일 공급량은 6월 기준 일평균 535만 배럴로 2015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수요측면에서는 과거 약세국면의 경우 중국의 경기 둔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파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부진 등으로 원유에 대한 수요 둔화 우려가 컸었다. 반면 최근에는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와 함께 수요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봤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과 인도 등 거대 신흥국의 수송용 원유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측면에서는 과거 하락국면에서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으나 최근에는 미국 달러화 가치와 유가가 동반 하락하는 모습이다. 이는 수급여건 변화가 최근 유가 하락의 주된 원인일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임춘성 한은 국제종합팀 과장은 “최근 여건을 분석해 본 결과 과거 1, 2국면과 같은 유가 급락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최근 유가가 상승하면 셰일가스 생산이 늘고, 하락하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셰일 업체들의 손익분기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산유국들과 셰일 업체들간 균형점은 유가가 평균 40~50달러대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셰일오일의 경우 그간 경기부진에 따라 장비임대료와 인건비 등이 하락한데다 5월 현재 신규유정 1기의 생산량은 과거 공급량 정점기였던 2015년 1분기(1~3월) 대비 1.9배 확대되는 등 생산성 향상을 보여 온 바 있다. 이에 따라 손익분기 유가 역시 2014년 배럴당 60달러 내외이던 것이 올해 4분의 3 수준인 40~50달러 중반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원유에 대한 공급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으로 봤다. OPEC이 내년 3월까지 감산합의를 연장해 놓은 상황이지만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등 일부 감산면제국들의 증산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산합의 면제국의 증산이 장기간 계속될 경우 합의 참여국들의 감산이행률도 빠르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