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이 부회장 등 삼성 임원 재판에 출석하면서 "특검과 변호인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공정위원장으로 증언을 하는데 부담이 없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당연히 부담이 있다. 아주 큰 부담을 지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우리 사회 시민 한 사람으로서 그 시민이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서 증인으로 참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작정하고 온듯 단호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그는 "오늘 제 증언이 이 부회장에게 단기적으로는 큰 고통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장기적으로는 이 부회장과 삼성, 한국 경제 전체 발전에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 배경에 대해 "특검 쪽에서 출석 요청했고, 삼성 측에서 제 참고인 진술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며 "최근에 삼성에서 제 진술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것을 수용했다고 들었지만 늦게 입장을 변경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지난 1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대기업에 뇌물죄를 적용하는게 무리'라는 비판을 받을 때 김 위원장으로부터 이론적 도움을 받았다. 진보성향의 경제학자로 분류되는 김 위원장은 학자 시절 '삼성 저격수'로 불리며 재벌개혁을 향한 목소리를 냈다.
김 위원장을 직접 신문하기 위해 나선 박 특검은 '이 부회장 재판 한 달이 남았는데 공소유지 계획이 어떻게 되냐'고 묻자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증인신문은 현 공정위 수장의 경제 눈높이를 엿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