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대 퀄컴 소송' 1차전… 법원 판단만 남았다

입력 2017-07-17 09:00 수정 2017-07-1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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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효력정지 심문 종결… 선고기일 없이 재판부 결론내면 당사자 통지

이동통신업계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1조 원대 퀄컴 소송' 1차전이 법원 판단만 남겨두고 있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윤성원 부장판사)는 퀄컴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효력정지 신청에 대한 심문을 마치고, 결론을 내기 위해 양측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 중이다.

퀄컴 측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할 긴급한 필요'가 있으므로 공정위 처분 효력이 정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제재가 25년 이상 이어온 모뎀칩, 라이선스 사업방식과 조직형태를 바꾸라는 것이고, 전세계 모뎀칩 제조사가 영향을 받는다는 게 퀄컴 측 주장이다. 퀄컴은 이동통신 라이선스 시장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퀄컴 측 대리인 윤호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지난 14일 3차 심문에서 "국내외 공정거래 분야에서 수십년 종사한 저로서는 이 사건 시정명령이 매우 과격하고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었다"며 "한 번 시행되면 되돌릴 수 없고 그 자체로 회복 안되는 중대한 손해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반면 공정위 측은 퀄컴이 주장하는 손해가 사실상 없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퀄컴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합리적이고 차별 없이 표준필수특허(SEP)를 개방해야 한다는 프랜드(FRAND) 원칙을 위반했다"며 "프랜드 확약에 따라 모든 시장참가자의 접근을 거절하지 말라는 것이지 사업을 변경하라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시장지배사업자의 지배력은) 자금력이 부족하고 이익을 보호받기 어려운 중소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며 "퀄컴 측은 사실은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발견 할 수 없어서 기존 사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안소송 전 효력정지 신청사건은 지난 5월부터 3차례 심문기일이 열렸다. 영업상 비밀을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되다가 마지막 기일만 공개했는데, 보조참가인 애플, 삼성, 인텔 등을 비롯해 사건관계인만 150여명이 참석하는 등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재판부가 신청사건에 대해 결정하는대로 본안소송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퀄컴이 요구한 대로 시정명령 효력이 정지된다고 해서 반드시 승소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진행될 본안소송을 유리하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정위는 이동통신 특허와 모뎀칩셋 관련 시장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퀄컴에 1조3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표준필수특허를 차별 없이 칩셋 제조사 등에 제공하라는 시정명령도 함께 내렸다. 퀄컴은 공정위 처분 직후 강하게 반발하며, 집행정지 신청과 행정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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