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明暗] 이러다가 ‘문 닫을라’...호시절 끝난 ‘편의점'

입력 2017-07-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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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4개월째 내리막인데…

급여 부담에 수익성 악화 우려

“3년 후점주 수익 반토막 나고

신규점포 제한… 폐점도 증가”

편의점업계가 최근 몇년간 1인가구 증가에 힘입어 공격적인 점포출점 경쟁을 벌여온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이 16.4% 인상으로 확정되면서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건비 부담에 따른 가맹 점포의 수익성 악화가 불보듯 뻔해 점포 확장세에 급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8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5대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위드미·미니스톱) 점포수는 지난해 말 기준 3만3000개를 넘어섰다. 3년만에 9000여개가 증가한 셈이다. 특히 1, 2위 업체인 CU와 GS25는 올 상반기에만 각각 1000여개 가량 점포수를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편의점 점포당 매출액은 지난 2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점포당 매출이 줄면서 이미 시장 포화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은 편의점에 당장 고용 부담과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남옥진 연구원은 “현재 개인 편의점주는 평균적으로 12시간 전후의 아르바이트 인력 고용을 유지하고 가맹점 수수료, 임대료 등 각종 비용을 지불해 월 200만원대의 순수익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2018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약 10%의 순수익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남성현 연구원도 “현재 상위업체 편의점 일 매출은 약 180만~190만원선으로 알려져 순수가맹방식으로 계산해보면 일 매출 185만 원인 가맹점주의 수익은 임대료 및 부대비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8시간 근로기준 약 400만원 전후의 수익이 기대된다”며 “2020년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면 편의점 점주수익은 약 50% 미만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편의점은 아르바이트 인력에 대한 급여 부담을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방식이어서 가맹 본사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듯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개인 가맹점주의 채산성이 악화될 경우 성장이 멈추는 것은 물론 가맹 본사가 가맹점주의 수익 악화를 보전해 주기 위해 가맹수수료 인하, 영업시간 단축, 지원금 확대 등의 조치를 할 경우 본사의 수익성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

남 연구원은 “실적 부담을 감내하면서 전체적인 로열티 수익을 낮추거나 폐기비용 또는 인테리어 비용 등에 대한 부담을 업체가 부담하는 방식은 구조적으로 각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현 가맹 방식을 고수할 경우 창업에 따른 메리트가 감소하기 때문에 신규 점포 출점 수요는 제한될 가능성이 높고 기존 사업장의 경우 수익성 악화로 폐점 비율도 증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직까지 편의점 가맹점의 지원방안, 정부의 지원방안이 확정되지 않아 가맹점 업체의 수익성 둔화 정도를 정확히 추정하기 어려운 상태다. 그러나 올해 들어 나타나고 있는 기존점의 매출성장률 둔화세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편의점의 향후 실적성장은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편의점 점포당 전체수익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 이 현재 25% 수준으로 내년에는 이 비중이 27% 늘어나 문을 닫는 점포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편의점 본사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점포수는 의미없다고 보고 있지만 최저임금인상 발표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도 “단기간에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본사와 점포 모두에게 도움이 될 만한 방안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급속한 몸집 불리기에 속도를 조절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너무 빠른 속도로 산업이 팽창해 이미 점주들의 수익이 더이상 좋아지기 어려운 단계에 진입했다"며 "시장 안팎의 상황이 바뀌고 있는 만큼 일본 편의점업계처럼 가맹수수료율을 조정하고 지원책의 일환으로 계약조건도 재검토 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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