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음악과 음식, 4분의 가치

입력 2017-07-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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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시간 항상 음악을 듣는다. 트렌드세터(trend setter·유행의 선도자)는 못 되더라도 아재는 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음원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상위 50곡 중 눈에 띄는 곡을 골라 담는다. 귀담아듣지 않고 흘려듣는 곡도 많지만, 매일 2시간 남짓의 시간 동안 신곡을 듣다 보면 쉬이 질리기도 한다. 그럴 때면 도리어 수년 전 질리도록 들었던 음악들을 다시 찾아 듣는 날도 있다.

무수히 많은 4분짜리 곡이 새롭게 탄생하고 잊힌다. 트로트, 성인가요부터 댄스, 발라드, R&B, 힙합, EDM 등 장르도 다양하다. 해외의 팝, 힙합 등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우리나라의 대중음악도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힙합 비트를 기반으로 한 아이돌 음악은 이미 대중화된 지 오래이고, EDM을 접목한 트로트 곡도 심심치 않게 출시되고 있다.

그 사이에서도 꿋꿋하게 메아리치는 곡들이 있다. 4분의 메아리가 갖는 의미와 가치가 높은 음악을 ‘명곡’이라 칭한다. 명곡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명곡이 지닌 4분의 가치는 화려하거나 자극적이지 않더라도, 오래도록 들어도 다시 생각나는 깊은 울림과 아티스트의 진정성이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이 지닌 4분의 가치는 ‘간편함’이다. 전자레인지에 4분만 조리하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식, 양식, 동남아식 등 음악 장르만큼이나 다양한 메뉴와 화려한 맛, 간편함을 앞세운 간편식은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나도 간편식으로 아침을 해결하는 날이 많지만, 가끔 여러 간편식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메아리치는 음식이 있다. 어머니가 끓여 두신 된장찌개이다. 그 찌개를 데우는 4분의 시간에는 명곡의 전주가 흐를 때와 같은 기대와 설렘이 가득하다. 찌개의 담백하고 깊은 맛과 함께 오랜 시간 요리하셨을 어머니의 정성에 기분 좋은 한 끼 식사를 마치곤 한다.

시대가 빠르고 바쁘게 변해가는 만큼 음식이 갖는 4분의 가치가 한층 커지고 있지만, 그런 만큼 정성껏 끓인 된장찌개가 더욱 귀해지는 기분이 든다. 식탁의 명곡과 함께 맛있게 먹는 즐거움과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날이 많아지길 바라며, 오늘 퇴근길엔 ‘어머니의 된장국’이란 노래를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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