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민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은 거세지만 경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셀처앤컴퍼니와 지난 8~12일 미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40%로 나타났다고 18일 보도했다. 반면 55%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작년 12월 취임 전보다 12%P 오른 수치다. 응답자의 61%는 미국이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 역시 작년 12월 조사보다 12%P 오른 것이다.
미국민 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 돌린 비율은 늘었으나 체감 경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늘어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인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응답자 중 58%가 가계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조사기관이 지난 2013년 2월 이 질문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다. 셀처앤컴퍼니의 J.앤 셀처 대표는 “트럼프만 빼면 현재 미국 국민은 경제를 낙관하며 매우 행복해하고 있다”며 “그러나 트럼프가 언급되면 먹구름이 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46%가 지지했고, 44%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 정부의 일자리 창출 능력에 대해서는 47%가 지지한다고 밝혔다. 경제 정책을 제외한 다른 분야들은 더 낮은 지지를 얻었다. 트럼프가 미국에 유리한 무역 거래를 실행할 수 있다고 믿는 국민은 작년 12월 66%에서 54%로 떨어졌다. 또 응답자의 3분의 2는 트럼프가 임기 내에 멕시코 간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는 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석탄을 포함한 화석 연료 관련 산업이 부활할 수 없을 것으로 보는 응답자는 과반이 넘었다. 트럼프가 1호 법안으로 내놓은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AHCA)’에 반대하는 응답자는 64%에 달했다.
특히 트럼프의 외교·통상 정책에 반감을 보이는 미국민이 늘어났다. 독일과의 관계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데 55%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이는 작년 12월 조사 때보다 22%P 급등한 수치다. 영국, 멕시코, 쿠바,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를 점치는 응답자들도 모두 두 자릿수씩 늘었다.
러시아 내통설과 관련해서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힘을 실어 준 국민이 많았다. 응답자의 43%는 코미 전 국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36%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길만한 사실은 딱 하나다. 기존 지지층은 여전히 트럼프 편에 많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작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응답자 중 89%는 트럼프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