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가 최초로 연간 5만대를 돌파했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가 지난해 12월까지의 판매실적을 집계한 결과 2007년 한 해 동안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모두 5만3390대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보다 무려 31.7%가 증가한 것이다.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한 브랜드는 7618대를 판매한 BMW로 나타났으며, 그 뒤를 렉서스가 7520대로 따랐다. 렉서스는 연초에 선두를 달렸으나, BMW가 6000만원대의 신형 5시리즈를 내놓으면서 밀리기 시작해 결국 뒤집기에 실패했다. 렉서스를 판매하는 한국토요타는 경쟁 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기존 가격을 고수하다가 결국 지난해 선두에서 2위로 내려앉으면서 쓴맛을 보게 됐다.
CR-V로 연초부터 돌풍을 일으켰던 혼다는 7109대로 3위를 차지, 수입차의 대중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5533대로 4위, 아우디는 4780대로 5위, 폭스바겐은 3977대로 6위에 랭크됐다. 그룹으로 따지면 9000대에 가까운 판매실적을 올린 아우디·폭스바겐 그룹이 한국 시장에서 가장 ‘짭짤한’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상륙해 한국의 상류층을 유혹했다. 이 가운데 가장 성공을 거둔 브랜드는 벤틀리로, 고가의 차 가격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깨고 101대나 팔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가장 인기를 모은 그레이드는 2000cc 이상 3000cc 미만의 차로 41.1%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는 과거 리스 이용 고객이 주류를 이루던 수입차 시장에서 개인 오너들이 수입차 고객의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구입 형태 중 법인 구매 비율은 65.3%, 개인 구매는 34.7%로 아직은 법인 구매 비율이 높다.
한편 디젤차는 8744대가 팔리며 16.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아직은 80% 넘는 고객들이 가솔린차를 선호한다는 얘기지만, 디젤 승용차가 허용되던 2005년에 비하면 디젤차의 판매성장이 눈부시다. 특히 푸조는 307SW HDi가 1007대나 팔리며 수입 디젤차 1위를 한 덕분에 전년 대비 81.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유럽차가 55.3%의 점유율을 기록해 여전히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수입차 시장은 2008년에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산차에 비해 다양한 차종과 개성 있는 모델들이 대거 상륙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완성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수입차와 국산차의 싸움은 올해부터 더욱 불꽃 튀는 양상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