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셀에서 제2차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이 개시되자마자 영국 내에서 브렉시트 협상팀의 남녀 비율 문제가 제기됐다. 영국 노동당의 여성 의원 56명이 브렉시트 협상팀의 성별 균형을 맞추라는 주장을 폈다고 18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지난 17일 영국과 EU가 제2차 브렉시트 협상에 나섰다. 양측은 나흘간 회담에서 영국의 EU 탈퇴 합의금, 영국에 거주하는 EU 시민 등 문제를 논할 예정이다. 브뤼셀에서 협상이 진행 중인 와중에 영국 내에서는 영국 측 브렉시트 협상팀이 남성에 편중돼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노동당 내 56명의 여성 의원은 이날 영국 측 브렉시트 협상팀에 성 평등을 보장하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노동당의 해리엇 하먼 전 부대표와 이베트 쿠퍼 의원이 주도한 이 탄원서에 따르면 9명으로 이루어진 협상팀에서 여성은 고작 1명이다. 반면 EU 측 협상팀에는 여성 비율이 절반이다. 그들은 “여성이 인구의 51%를 차지하고, 섀도우 캐비닛(예비내각)에는 50%, 현재 내각에는 22%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데 브렉시트 협상팀에 여성은 고작 11%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 “브렉시트 협상은 경제 문제를 논의할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근무 환경 등 여성의 경제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당의 여성 의원들은 “현재 브렉시트 팀은 소년들끼리의 네트워크”라고 조롱했다.
노동당의 비판에 대해 익명의 보수당 관계자는 “메이 총리는 궁극적으로 브렉시트 협상을 최종으로 담당하는 사람이며 동시에 여성이다”라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가 여성인 만큼 브렉시트 협상에서 남녀평등 문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또 그는 “노동당은 한 번도 여성을 대표로 낸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한편 영국의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이 17일에 브뤼셀 회담장에서 협상을 실무진에게 맡기고 1시간 만에 영국으로 돌아가 논란이 됐다. 데이비스 장관이 조기 귀국하자 이혼 분담금 문제가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EU 집행위원회는 데이비스 장관을 옹호하며 세간의 논란을 일축했다. EU 집행위원회의 대변인은 “수석 대표들이 내내 회담에 참석해야 할 필요는 없다”며 “일주일 전부터 잘 준비된 회담이기 때문에 현재 잘 진행되고 있고, 우리는 이를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