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폴크스바겐그룹 산하 럭셔리 자동차업체 아우디가 중국에서 여성 비하 광고를 내보내 역풍에 휘말렸다. 아우디가 광고에서 여성을 중고차에 비유해 중국 소비자들을 격분시켰다고 19일(현지시간) 미국 CNN머니가 보도했다.
해당 광고를 보면, 젊은 남녀가 결혼식을 올리는 도중 신랑의 어머니가 갑자기 뛰어들어 신부의 코와 귀, 심지어 치아까지 들춰보고 나서 ‘합격’이라고 신호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신부 가슴까지 훑어본 후에 아우디 차량이 주행하는 장면으로 전환하면서 “중요한 결정은 신중하게 해야한다”는 발언이 나온다. 더 나아가 광고는 “정식 인증서가 있어야만 안심할 수 있다”는 남성의 목소리로 끝을 맺는다.
소비자들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아우디 광고를 비판하는 글을 쏟아냈다. 많은 사람이 이 광고가 여성차별적이라고 비난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아우디 차량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한 웨이보 회원은 “이 광고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글을 남겼다. 역겹다는 반응도 많았다. 이날 오전까지 웨이보에서 ‘아우디 중고차 광고’ 해시태그가 붙은 페이지 조회수는 30만 건을 넘었다. 페미니스트 활동가인 리마이쯔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기업 대부분이 성평등에 대한 개념을 갖고 있지 않으며 중국 당국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마이클 위케스 아우디 중국 홍보 담당 대표는 “모회사인 폴크스바겐의 중국 합작사 중고차 사업부가 해당 광고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문제를 일으킨 합작사 FAW-폴크스바겐은 아직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올해 중국에서 아우디의 부진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CNN머니는 경고했다. 아우디의 중국 신차 판매는 상반기에 전년보다 15% 감소했다.
중국에서 잘못된 개념의 광고가 파문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한 세탁세제 업체는 흑인을 세탁하자 밝은 피부색의 중국인으로 바뀌는 광고를 내보냈다가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결국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