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과 맏사위가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러시아 내통설’과 관련해 증언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처음으로 가족이 의회 증언대에 서게 됐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상원 법사위원회는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선대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에게 오는 26일 청문회에서 증언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만약 이들이 요청을 거부하면 출석요구서를 발부해 강제로 출석시킬 수 있다고 상원은 설명했다. 앞서 법사위원회의 간사인 민주당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트럼프 주니어와 매너포트를 증언대에 세워도 된다고 확인했음을 밝혔다.
매너포트의 변호사 제이슨 마로니는 “매너포트는 25분간 청문회에서 증언할 것을 요청받았다”고 확인했다. 다만 매너포트가 청문회 출석을 수락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둘의 증언에 앞서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오는 24일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비공개 증언을 할 예정이다. 쿠슈너의 변호인인 애비 로웰은 “지난 3월부터 쿠슈너는 자발적으로 의회에 출석하겠다고 주장해왔다”며 “상원과 일정을 조정해 24일 출석하기로 했고, 계속해서 이 문제를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 인물이 청문회에 서는 이유는 작년 6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 타워에서 러시아 정부와 관련 있는 인사를 비밀리에 만났다는 의혹 때문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회동을 조율할 때 러시아 인사와 주고받은 메일을 공개해 파장을 키웠다.
트럼프 측근 중 의회 증언에 나섰던 사람은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있다. 당시 청문회에서 세션스 장관은 작년 대선에서 미국인 로비스트를 포함해 러시아 측과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결같이 부인했다. 또 자신이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의혹은 “혐오스러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WSJ는 세션스에 이어 트럼프의 가족까지 증언대에 서게 되면서 수사망이 점점 트럼프 가까이 좁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세션스 법무부 장관을 두고 “이럴 줄 알았으면 임명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또 “그가 러시아 내통설 수사에서 발을 뺀 것은 매우 부당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세션스는 트럼프의 신임을 받는 측근이었으나 지난 3월 러시아 스캔들 조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선을 그었다. 세션스가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차관이 로버트 뮬러 특검을 임명했다. 그 뒤 러시아 스캔들은 특검의 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