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소매업계에서 로봇이 직업을 대체해 2030년에는 현재 일자리의 3분의 2가 사라질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월마트가 지난해 8월 계산능력이 뛰어난 로봇‘캐시360’을 매장에 도입하고 나서 마트 계산원과 회계 관리 직원 등 500명이 회사를 떠났다. 캐시360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다. 초당 지폐 8장을, 분당 동전 3000개를 셀 수 있다. 디지털 방식으로 돈을 은행에 예치해 사람보다 빠르다. 캐시360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그날 필요한 현금이 얼마인지를 예측하기도 한다. 월마트에서 10년간 일한 직원이 “로봇이 돈을 처리하는 게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할 정도다.
미국 내 4700개 월마트 매장에 캐시360이 배치되면서 수천 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WSJ은 전했다. 하던 일이 사라진 직원들은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업무로 전환됐다. 계산대에서 일하던 직원이 매장 내 상품 진열을 맡거나 입구에서 고객 안내를 하는 식이다. 주디스 맥케나 월마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서비스와 고객 대면 업무는 언제나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계가 도입된 지난해 8월 이후 지금까지 500명 이상의 직원이 퇴사했다.
소매업 종사자의 밥그릇을 위협하는 것은 캐시360만이 아니다. 셀프 계산대가 사람을 대신할 수 있고, 고객이 원하는 장난감이나 셔츠를 제안하는 작업도 구매내용 데이터를 활용해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다. 월마트의 일부 매장에서는 소비자가 터치스크린을 통해 물건을 반품하는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대부분의 소매업 일자리는 일상적인 업무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자동화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소매업의 위기는 이미 현실이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올 1월 이후 미국에서 약 7만1000개의 소매업 일자리가 사라졌다. 2015년 옥스포드대 마틴스쿨 연구원과 시티리서치가 공동 작성한 보고서는 2030년에 미국 소매업 일자리의 3분의 2가 사라질 위험이 크다고 전망했다.
소매업은 미국 비농업 일자리의 11%를 차지한다. 대부분 계산원, 판매원으로 1600만 명에 달한다. 시티리서치의 에브라임 라흐바리는 “소매업이 고용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게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