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명박 당선자의 공약인 '통신요금 20% 인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부는 오는 20일까지 통신요금 인하 방안을 마련해 인수위측에 보고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정통부와 이동통신 3사는 어떤 방식으로 요금인하 방안을 마련할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특히,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비해 후발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은 지난해 망내할인제 도입과 올해 SMS(단문메세지서비스) 요금에 이은 추가 요금할인 요구에 당황스러운 표정이다.
KTF와 LG텔레콤은 지난해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요금인하가 이뤄질 경우 당장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SK텔레콤과의 경쟁에서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이중고'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요금인하 여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후발사업자들이 SK텔레콤보다 요금인하 수준을 낮게 잡으면 그만큼 요금 경쟁력에서 SK텔레콤에 밀리기 때문에 SK텔레콤과 동일한 수준으로 요금 인하를 할 수밖에 없다.
또한 정부가 일정수준의 요금 인하 지침을 내놓거나 사업자간 경쟁에 의한 요금인하가 이뤄지더라도 후발사업자 입장에서는 SK텔레콤의 수준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통신요금 인하가 수익성 악화를 야기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유리할 수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요금 인하는 SK텔레콤에게 시장지배력 확대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후발사업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며 "가입자 유치에 요금 경쟁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SK텔레콤이 요금을 낮추는 만큼 후발사업자들도 따라 갈 수밖에 없어 결국 정부의 요금인하 의지는 SK텔레콤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SK텔레콤은 요금인가제를 폐지해 가입비나 기본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