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52)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에게서 100억 원대 부당 수임료를 받아 챙긴 최유정(47‧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인겸 부장판사)는 21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변호사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과 같이 최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송창수 전 이숨투자자문 대표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재력을 감안하더라도 각각 50억 원이라는 거액을 정상적인 수임료로 줬다고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부정한 청탁의 대가이기 때문에 거액의 금원을 줬다고 보는 것이 국민의 건전한 상식에 부합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전관예우'라는 오해와 잘못된 인식이 왜 생겼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최 변호사는 전직 부장판사 출신이라는 자신의 경력과 인맥을 이용해 재판부와 교제하거나 사건을 청탁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금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범행으로 형사절차의 공정성과 국민의 사법 신뢰가 무너지고 공정한 재판을 기대했던 국민의 허무함이 사회 전반에 확산됐음에도 최 변호사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책임을 면하려고만 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1심에서 정한 추징금 45억 원 일부를 바로잡아 43억여 원을 추징하라고 선고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최 변호사는 지난해 1~3월 정 전 대표의 해외원정 도박 사건 항소심을 맡아 재판부 청탁 등 명목으로 50억 원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최 변호사는 또 2015년 6~10월 투자 사기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송 전 대표에게서 재판부에 집행유예를 청탁해주는 대가로 50억 원을 챙긴 받은 혐의도 있다. 앞서 1심은 100억 원 상당의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최 변호사에게 징역 6년에 추징금 45억 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