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다음 달부터 자국 시민의 북한 여행을 전면적으로 금지한다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렉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법 집행 체계에 따른 미국 시민의 체포와 장기간의 구금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져 이 결정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여행 금지령은 미국 대학생인 오토 웜비어가 지난해 평양 여행 중 구속되고 나서 구금 중에 심각한 뇌손상으로 귀국해 사망한지 수주 만에 나온 것이다. 웜비어 사망 이후 틸러슨 장관은 의원들에게 여행 금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지령은 국무부가 공고를 발표한지 30일 후인 8월 말 발효 예정이다. 국무부는 다음 주 이를 정식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인도적 지원이나 기타 목적으로 북한을 여행하려는 사람들은 소위 특별 검증 여권을 사용해 예외 신청을 할 수 있다.
정식 발표에 앞서 금지령이 이날 북한 관련 여행사들에 전달됐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소재의 고려관광과 영파이오니어투어스 등 양대 여행사가 서구 관광객들의 북한 여행을 주도하고 있다. 두 여행사는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으로부터 해당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과 수교 관계를 맺지 않았기 때문에 스웨덴 대사관이 종종 북한에서 미국 외교 관련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스웨덴 대사관은 미국 측이 오는 27일 정식으로 여행 금지령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어기는 여행객들은 여권이 무효화될 수 있다. 영파이오니어는 지난달 웜비어 사망 이후 미국 관광객의 북한 여행을 이미 중단한 상태다.
현재 세 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지만 이들 모두 여행객은 아니다. 국무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최소 16명의 미국 시민이 북한에 억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