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도어와 인디드닷컴, 볼트닷컴 등 상당수 취업 관련 사이트들은 취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일하는 회사에 대해 월급에서 사내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평가를 익명으로 남길 수 있게 한다. 이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도 유용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회사 뒷담화가 담긴 이런 사이트들을 통해 CEO는 자신의 정책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것은 물론, 직원들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유용한 경영관리 수단으로 인식한다고 최근 전했다.
글래스도어에는 70만 개 이상 기업에 대한 리뷰와 해당 기업 CEO에 대한 평가 등이 담겨 있다. CEO들은 이곳에 담긴 공개적이면서도 개인적인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심지어 직접 답글을 남기기도 한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그룹의 경우, 지난 2014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간 글래스도어에서 344개의 직원 리뷰가 달렸다. 이에 대해 질로우의 스펜서 라스코프 CEO는 70개의 답변을 남겼다. 그의 CEO 지지도는 95%에 달한다. 라스코프 CEO는 지난해 가을 트위터에 “글래스도어에 나온 직원 리뷰를 열심히 읽고 있다”며 “최근 리뷰는 대체로 좋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몇 가지 발견했다”는 트윗을 남겼다.
그린하우스소프트웨어의 대니얼 채이트 대표도 글래스도어에 리뷰가 올라올 때마다 이메일 알람을 받고 거의 모든 리뷰에 답변한다. 그는 “부정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다”며 “이런 리뷰는 종종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나에게는 항상 좋게 말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리뷰에 제대로 반응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오버스톡닷컴의 패트릭 번 CEO는 올봄 한 직원이 “회사가 식당에서 저녁을 제공해 일찍 퇴근하지 못하게 한다”고 불평하자 “우리 식당이 너무 좋고 저렴해 직원들이 퇴근하지 못하고 회사에 남아있도록 해 미안하다”며 비꼬는 말을 남겼다. 번 CEO의 지지도는 58%에 불과하다.
CEO들은 다른 회사의 리뷰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라스코프 CEO는 “우리는 글래스도어 리뷰를 통해 인수ㆍ합병(M&A) 대상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직원들의 리뷰가 M&A의 좋은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유출된 세일즈포스의 ‘M&A 타깃 리뷰’ 프레젠테이션에는 글래스도어에 나온 잠재적 인수 대상 기업 직원의 회사 추천 비율과 CEO 지지도 등도 정리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