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부터 왓츠앱까지…실리콘밸리 무덤으로 낙인 찍히는 중국

입력 2017-07-2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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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인터넷 규제와 검열로 중국시장에 호의적인 애플·페이스북 등도 공략 쉽지 않아…짝퉁사이트 범람·토종기업과의 경쟁에 어려움 가중

▲중국 베이징에서 4월 29일(현지시간) 열린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콘퍼런스에서 한 참관객이 중국에서 접근이 차단된 앱 아이콘이 표시된 모니터 앞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인터넷 규제와 검열, 현지기업과의 경쟁 격화로 실리콘밸리 대표 기업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베이징에서 4월 29일(현지시간) 열린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콘퍼런스에서 한 참관객이 중국에서 접근이 차단된 앱 아이콘이 표시된 모니터 앞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인터넷 규제와 검열, 현지기업과의 경쟁 격화로 실리콘밸리 대표 기업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기회의 땅 중국이 아마존에서 페이스북 산하 메신저 왓츠앱에 이르기까지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무덤으로 변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20억 이상의 사용자가 있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다. 기업 인맥 전문 사이트 링크트인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가 260억 달러(약 29조 원)에 인수할 정도로 촉망받는 기업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애플은 더는 소개가 필요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이들 실리콘밸리 대표 기업들은 하나같이 중국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는 중국 당국의 까다로운 인터넷 규제와 검열, 짝퉁사이트의 범람, 토종기업과의 경쟁 격화 등이 그 원인이라고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지난주 중국에서 봉쇄된 페이스북이 유일하게 현지 서비스를 펼치던 인기 메신저 앱 왓츠앱 접속이 차단됐다. 링크트인은 중국에서의 미지근한 실적에 현지 사업책임자였던 데렉 선이 지난달 사임했다. 애플은 중국 내 아이폰 수요가 사라져가는 가운데 현지 법을 따르기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사례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준다고 NYT는 강조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며 새 IT 기술에 열광하는 중산층이 부상하고 있어 아마존을 포함한 많은 기업이 뛰어들었다. 그러나 애플 이외 IBM과 인텔 등 오래된 IT 기업 이외 성공 사례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당국의 검열과 규제를 들었다. 트위터와 구글 스냅 등은 아예 진출이 차단됐다. 페이스북은 지난 2009년 중국인으로의 접근이 금지됐으며 2014년 가을 홍콩에서 우산혁명이 터지자 자회사인 인스타그램도 차단됐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어로 연설을 하고 인터넷 규제당국 관계자들을 자신의 사무실로 초청하며 심지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회동하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중국에서는 지난달 1일 새 사이버보안법도 발효됐다. 이 법안은 세부사항이 매우 모호하지만 외국기업들이 자국에 핵심 데이터를 저장하도록 하고 데이터 검열도 요구하고 있다.

짝퉁사이트의 범람도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온라인 쿠폰 업체 그루폰은 중국에서 비슷한 사이트가 범람하면서 발을 붙이지 못했다. 중국 시장에 진출했던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 역시 비슷한 사업을 펼친 현지 업체와의 경쟁에서 사실상 패해 중국 비즈니스를 매각해야 했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토종기업의 부상에서 비롯된 경쟁 격화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징가 차이나 총책임자였으며 아시아이노베이션스그룹 공동 설립자인 앤디 톈은 “일반적으로 중국시장은 심지어 중국 기업 자신들에도 매우 어려운 시장”이라며 “소비자 서비스와 IT 분야에서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심한 곳”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저가에도 비교적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현지 스마트폰 업체의 부상으로 부진에 빠졌다. 애플은 지난 4월 1일 마감한 2017 회계연도 2분기 중화권 매출이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여전히 중화권은 회사 전체 매출의 약 21%를 차지하고 있어 애플로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아마존은 중국시장에서는 알리바바그룹홀딩과 JD닷컴 등에 밀려 점유율이 1%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의 자체적인 인터넷 문화도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링크트인은 지난 2014년 중국 당국의 검열에 동의하고 현지의 영향력 있는 벤처캐피털 펀드 두 곳과 손을 잡는 등 공을 들였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링크트인 전현직 직원들은 중국 매출이 목표를 밑돌고 사용자도 충분히 끌어들이지 못하는 등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링크트인이 당국의 규제장벽이나 현지기업과의 경쟁 등 문제는 크게 없었지만 이메일 대신 스마트폰의 메신저를 선호하는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의 문화 그 자체로 인해 부진에 빠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링크트인은 이를 감안해 현지에서 독자적인 앱인 ‘츠투’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미 중국인은 텐센트의 위챗을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어 링크트인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또 링크트인은 기업 종사자들이 스스로 올리는 이력서가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지만 중국에서는 공개적으로 이력서를 올리는 것 자체를 이직 신호로 보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또 부정부패 캠페인이 진행 중이어서 기업 리더들이 링크트인에 자신의 인맥을 표시하는 것 자체도 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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