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노미정 전 부회장은 경영권을 가지고 있을까

입력 2017-07-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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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옵션 없어, 매각대금 출자금으로 활용..큐캐피탈 엑시트는 시기상조

노미정 전 부회장은 영풍제지 경영권을 가지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이다. 최근 TV의 한 드라마가 영풍제지의 경영권 변동 과정을 모티브로 삼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회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에 회사를 매각한 노미정 전 부회장이 모회사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장 매각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신분만 수면 아래로 감춘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투자와 경영권을 혼동한 것이란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노 전 부회장은 영풍제지의 대주주인 특수목적법인(SPC) ‘그로쓰제일호투자목적주식회사’의 지분 34.48%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65.52%는 큐캐피탈이 2014년 7월 설립한 펀드 ‘큐씨피중소중견그로쓰2013 사모투자전문회사’가 가지고 있다.

노 전 부회장이 영풍제지 대주주의 지분을 가지게 된 배경은 이 회사에 지분 매각 대금 중 일부를 출자했기 때문이다. 그는 2015년 12월 보유하고 있던 영풍제지 지분 54.44% 중 50.54%를 큐캐피탈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 대금은 650억 원이었다.

그가 2015년 영풍제지 지분을 매각한 것은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로 알려졌다. 노 전 부회장은 2012년 12월 남편인 이무진 전 회장에게 지분 51.28%를 수증받았다. 당시 취득 단가는 주당 1만6800원(113만8452주)로 지분가치는 191억 원이다. 여기에 증여세 할증 30%를 더하면 증여 재산 가치는 250억 원에 달한다. 노 전 부회장이 내야 할 증여세만 100억 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를 감당할 현금이 없던 노 전 부회장은 2015년 12월 회사 매각을 통해 증여세를 납부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그는 증여세를 내고 남은 자금 중 일부를 영풍제지 모회사 그로쓰제일호투자목적주식회사에 출자해 이 회사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이 투자목적회사의 2015년 12월 설립 당시 자본금은 580억 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노 전 부회장은 매각대금 중 200억 원 안팎을 이 회사에 출자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시 말해, 노 전 부회장 경영권 매각→ 매각대금 중 일부 SPC에 출자→ 큐캐피탈 자체자본+투자금으로 SPC를 설립한 것이다. 큐캐피탈은 SPC를 설립하면서 투입해야 할 자본금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기업 인수를 위해 SPC를 설립하면서 매각자에게 출자를 받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큐캐피탈 관계자는 “노 전 부회장은 단순 출자자로 경영권이 전혀 없다"며 "매각한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도 없다”고 설명했다.

큐캐피탈은 아직 영풍제지의 경영권 매각(Exit)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 경영권을 인수한지 1년 반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회사 실적 개선세도 더 지켜봐야 한다. 노 전 부회장이 경영한 2015년 영풍제지는 21억70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억8000만으로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이어진 만큼 매각보다는 가치 상승에 집중해야 할 시기란게 큐캐피탈의 시각으로 풀이된다.

그럼 향후 큐캐피탈이 영풍제지의 지분을 성공적으로 매각한다면? 이 경우 노 전 부회장은 모회사의 지분 비율만큼 매각대금을 확보할 수 있다. 영풍제지가 1000억 원에 매각된다고 가정하면 350억 원을 회수할 수 있다. 큐캐피탈과 노 전 부회장 간의 세부 투자조약은 확인되지 않지만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이무진 전 회장으로부터의 영풍제지 지분 수증, 회사 매각, SPC 출자, 재매각시 자금 회수…. 노 전

부회장은 투자 관점에서는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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