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최대실적 ‘보이지 않는 손’ 작용했나

입력 2017-07-2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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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1등 원인은 kb손보 합병 과정서 발생한 ‘염가차익’..삼성물산 합병 논란 데자뷔

KB금융지주의 ’깜짝 실적’의 주된 원인이 KB손해보험 주식 매입 과정에서 발생한 ‘염가차익’으로 확인되면서 KB지주가 KB자산운용을 이용해 KB손보의 공정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췄다는 의혹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KB금융은 올해 2분기 990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년여만에 신한지주(8920억 원)의 순익을 넘어선 것이다. KB금융이 1조 원에 가까운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KB손보 지분 취득에 따른 염가매수차익(1210억 원)의 영향이 컸다.

일반적으로 A기업이 B기업을 합병할때는 웃돈을 주게 되는데, 이를 ‘영업권’이라 부른다. 시장에서 형성된 공정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기업을 합병하는 경우다. 반대로 시장 가치보다 싸게 기업을 합병하게 되면 ’염가차익’이 발생한다.

KB지주가 KB손보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염가차익이 발생했다는 것은 KB손보 주식을 시장의 공정가치보다 싸게 샀다는 의미다.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과정에서도 이 염가차익이 문제가 됐다. 3조원대의 염가차익이 발생하자 삼성물산 주주들이 반발했던 것이다.

문제는 KB금융이 KB손보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KB손보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KB지주의 자회사인 KB자산운용은 KB지주가 KB손보를 공개 매수할 즈음 KB손보 주식을 대거 팔았다. 이 때문에 KB손보 주가는 하락했고, 덕분에 KB지주는 평균 시세보다 싸게 KB손보 주식을 샀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015년 8월 3일자로 KB손보 주식을 신규로 취득하면서 등장했다. 첫 매입 규모는 309만4730주, 취득가는 2만7700원이었다. 다음 달 8071주를 2만7467원에 추가로 사들여 310만2801주를 보유해 지분율 5.17%를 단숨에 확보했다.

이후 KB자산운용은 보유지분율을 꾸준히 늘려갔다. 주식 보유비율은 △2015년 8월 6.27% △2015년 11월 30일 7.29% △2016년 1월 31일 9.58%까지 확대했다.

그리고 약 4개월 뒤 현대증권이 KB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완전자회사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부터 KB자산운용은 10% 가깝게 보유했던 지분을 팔기 시작했다. 2016년 8월 31일 7.99%(1.59%포인트↓)를 시작으로 6.87%(2016년 10월 31일)→5.99%(2017년 2월 28일) 단계적으로 지분율을 낮췄다. 그리고 올해 5월 19일 공개매수를 통해 KB손보 전량을 모두 매도했다.

KB자산운용 지분 매도가 멈추자 국민연금공단(2016년 11월 30일, 10.16%) 이 신규 매수자로 등장하기도 했다. 공교롭게 국민연금이 주식을 매입하고 한 달 뒤 KB손보는 659만 주를 제3자배정(대상자 KB금융) 방식으로 유상증자(2016년 12월 28일)를 실시했다. 당시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는 2만6250원이란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KB손보 소액주주 대리인이었던 임진성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KB금융이 당시 나름의 형식 절차를 지켰다고 볼 수 있으나 사실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당시) KB손보 이사들이 KB손보의 이익이 아니라 최대주주인 KB금융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KB금융 관계자는 “KB손보의 주가를 낮추기 위해 KB자산운용을 이용했다는 주장은 가능하지 않다”며 “(현재 KB금융 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과거 KB손보 주주들이 KB금융 주식을 보유한 것이 이득”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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