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날씨에… 살 사람 속타고, 팔 사람 속썩고

입력 2017-07-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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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폭염·물폭탄에 ‘밥상물가’ 껑충

침수피해 채소·휴가철 고깃값 상승

무더위에 의무휴업 겹치며 손님 ‘뚝’

‘물건 썩는데’… 대형마트·시장 울상

폭염과 폭우 등 오락가락 불규칙한 날씨로 소비자와 판매자가 모두 울상을 짓고 있다. 휴가철이 겹치면서 채소, 육류, 수산물 등 먹거리 가격 상승으로 밥상 물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대형마트, 재래시장 등 판매자는 날씨에 따라 매출 편차가 커 난감한 상황이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4일 기준 오이 평균 소매가격은 10개(다다기 품종)에 1만720원으로 전년 같은 시기(5952원) 대비 80% 올랐다. 한 달 전에 비해서는 144% 폭등했다.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 소매가격도 1만8276원으로 평년보다 15.5% 올랐다. 이는 오이와 수박 주산지인 충청과 전북 지역에내린 폭우로 시설하우스가 침수피해를 입은 탓이다.

밭작물인 상추는 이른 폭염으로 잎이 다 타들어 피해를 봤다. 적상추 4㎏(도매가격 상품 기준) 가격은 4만5600원으로 한 달 전(1만1650원)에 비해 291% 올랐다. 7월 들어 국지성 호우가 잦으면서 산지에서 상추 씨가 말랐다는 얘기까지 전해지고 있다.

삼겹살 가격도 여름 성수기를 맞아 껑충 뛰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7월 둘째주 1등급 돼지고기의 평균 도매가격은 ㎏당 624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평균 도매가(5165원)보다 20.8% 올랐다. 소매가격은 20% 상승했다. 지난해 7월 이마트의 삼겹살 평균 가격은 100g당 2060원이었으나 지금은 23.7% 오른 2550원에 판매되고 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역시 삼겹살 가격이 지난해 7월 평균 판매가격보다 23%가량 오른 100g당 2390~2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같은 계절적 수급 불안에 식탁 물가는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더위와 장마로 고민이 깊은 것은 대형마트, 재래시장 등 오프라인 유통 매장도 마찬가지다. 날씨 요인이 방문 고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폭염에는 방문 고객이 많은 편이지만 장마 때는 확실히 빠진다”며 “문제는 주말이 특수인데 7월들어 주말마다 거의 비가 온데다 의무 휴업까지 겹쳐 곤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재래 시장 상황은 더 녹록지 않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재래 시장의 상인 A씨는 “더울 때는 더운 대로 비가 올 땐 비가 오는 대로 손님이 없다”며 “여름이면 매출이 급감하긴 하는데 올해는 날씨 영향이 심해 대형마트로 손님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인 B씨는 “날씨가 극단적이어서 상인들끼리 ‘올 여름 장사는 글렀다’고 한다”며 “채소같은 경우 폭염엔 금방 말라버리고 장마 때엔 공급이 불안하니 상품 관리가 쉽지 않다”며 한숨을 쉬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장마와 폭염은 소비를 위축시킨다”고 진단한다. 야외 활동이 있어야 소비가 진작되는데 궂은 날씨 탓에 야외 활동이 줄기 때문이다. 또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아 노동생산성도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온라인쇼핑은 오히려 야외활동이 줄어든 반사이익을 누리며 매출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핑사이트 티몬은 생필품 코너 ‘슈퍼마트’매출 분석 결과 이달 1∼20일 블루베리 등 냉동과일 매출은 4월 같은 기간보다 219% 증가했으며 간편 손질채소 매출도 4월보다 102% 늘었다. G마켓은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9일까지 한달 간 아이스크림·빙수 제품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30%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옥션에서도 빙과 판매량이 1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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