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野) 3당이 문재인 정부의 증세 정책 추진에 맞서 반대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보수야당은 여당의 ‘명예 과세’ ‘사랑 과세’ 등 이른바 ‘착한’ 증세 프레임을 깨고, 나아가 이번 증세를 시작으로 증세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공세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증세안이 보편적 복지를 위한 ‘포퓰리즘’ 증세라는 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소속 한국당 관계자는 “이른바 초(超)대기업에게 걷어서 가장 어려운 서민에게 맞춤형 복지를 하면 소득 재분배 효과가 높아지지만, ‘핀셋 증세’를 해서 보편적 복지를 하면 소득 재분배 효과가 높아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즉, 조세 저항을 줄이기 위해 반발이 적은 고소득층·대기업을 대상으로 보편적 복지를 시행하는 것은 정부의 자기모순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한국당은 이번 증세안이 향후 증세 범위를 전 계층으로 확대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란 점도 경고한다. 특히, 100대 국정과제 이행에 178조 원의 재정이 소요되지만 재원 마련책이 없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178조 원 (재원 마련을 위한) 세제개편안 내놔야한다”며 “이에 대한 대책도 없이 일부 (부자증세 예상 세수) 4조 원을 갖고 문제를 다 해결할 것처럼 말하는데 이는 어불성설이고 결국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른정당도 정부 증세를 ‘논리적 모순’이라고 지적하며 비판에 나섰다. 이혜훈 대표는 26일 오전 YTN라디오에서 ‘한국당의 증세 범위 확대 우려’에 대해 “바로 그 얘기”라며 “(이번 증세안으론) 전체를 감당할 수 없는 것은 어린아이라도 계산이 나오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핀셋 증세로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이고 증세 범위를 늘려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세연 정책위의장 역시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조조정 등 세출절감 하더라도 이전보다 재정지출을 더 늘리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더 걷어야한다는 뜻이 되는 데, 이는 논리적 모순이고 ‘증세 없는 재원조달’이라는 가당찮은 말로 국민을 호도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증세 ‘신중론’을 유지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24일 원내회의에서 “국민 복지수요는 증가하고 소득격차와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면서도 “증세는 최후 수단이 돼야 하고, 국민적 동의가 수반돼야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