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다 싶으면 ‘우르르’… 5년도 못 가 ‘와르르’

입력 2017-07-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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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식스 강훈 사태, ‘외화내빈’ 프랜차이즈 공화국의 ‘민낯’ 드러내

프랜차이즈협회, ‘공제조합’ 등 가맹본사 리스크 차단책 고려

‘망고식스’로 재기를 노렸던 ‘커피왕’ 강훈 KH컴퍼니 대표가 숨진 채 발견돼 프랜차이즈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업계는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이 ‘공화국’으로 불릴 만큼 급속도로 커졌지만 이번 사태가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에 비해 내실은 없는 산업 전반의 현실을 투영한 것으로 평가한다.

26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지난해 기준 5273개, 가맹점 수는 21만8997개에 달했다. 가맹본부 수는 4268개로 2012년 2678개 이후 꾸준히 증가해 4년 만에 59.4% 급증했다. 프랜차이즈에 나서는 이들이 늘면서 시장 규모도 연간 150조 원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계는 빠르게 커진 산업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문제점을 양산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예상치 못하고 회사를 나오게 된 은퇴자들이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산업은 양적으로 팽창했지만 너무 빠른 시간에 산업이 성장하다 보니 질적인 발전은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최근 업계에서 논란이 된 가맹본부의 갑질이나 광고·마케팅비 전가, 오너의 전횡과 횡령, 사회적 일탈 등이 대표적인 병폐다. 이러한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 대상으로 지목받아 잇따라 철퇴를 맞고 있다.

해외와 다르게 로열티가 아닌 물류 마진을 중심으로 수익을 내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왜곡된 구조도 질적 성장을 저해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로열티를 받는 가맹본사는 36%로 알려졌으나 실제는 그보다 저 적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초기 치열한 경쟁으로 가맹본부가 로열티를 받지 않던 관행이 이제 와서 독으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동반자’가 아닌 ‘갑을’ 관계로 변질되면서 각종 분쟁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분쟁 조정 접수 건수는 1377건으로 지난해 대비 19%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접수 현황을 보더라도 2014년 2140건에서 2015년 2214건, 지난해 2433건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분야별 접수 내역을 보면 일반 불공정거래 분야가 전년(243건)보다 62% 증가한 393건, 가맹사업거래 분야가 전년(282건)보다 26% 증가한 356건, 하도급거래 567건, 약관 45건, 대규모유통업거래 15건, 대리점거래 1건이 각각 접수됐다.

여기에다 시장이 포화한 상태인데도 특정 아이템이 인기를 끌면‘미투’ 브랜드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수많은 브랜드가 짧은 기간 사업을 영위하다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출혈경쟁 속에서 수익성이 악화되는데도 내실을 기하기보다 무리하게 사업을 키우다 가맹점은 물론 본사까지 몰락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망고식스의 강훈 대표도 망고식스가 부진하자 레드오션으로 평가되는 커피업까지 사업을 확장했다가 차별화에 실패한 사례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맹본부의 평균 가맹사업 기간은 4년 8개월이다. 10년 이상 유지한 브랜드가 10개 중 1개(12.6%)를 간신히 넘을 정도로 손에 꼽는다. 절반 이상인 67.5%의 브랜드는 생긴지 5년 미만이었다. 가맹점을 대거 모집하고 ‘먹튀’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해 가맹본사만 믿고 사업에 나선 가맹점주들은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본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외화내빈이다. 가맹점 수가 많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고 큰 돈을 버는 게 아니다”라며 “가맹점이 한순간에 줄어들 수 있는 리스크가 큰 사업임에도 최근의 잇단 사태로 업계 전반이 일방적으로 매도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KH컴퍼니처럼 가맹본사가 위기를 당해 가맹점주에게 피해가 전이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제도적 장치, 예를 들어 공제조합 같은 것을 만들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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